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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서각의 시와 함께] 통째로-반칠환(1964~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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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비꽃 하나가 피기 위해

우주가 통째로 필요하다

지구는 통째로 제비꽃 화분이다.

-시집 『웃음의 힘』, 시와시학사, 2005.

시는 상상력의 소산이다. 시인의 능청스런 상상력에 빙그레 웃음이 나온다. 상상력의 크기는 주로 비유법에 의해 이루어진다. 원관념과 보조관념 사이의 거리가 클수록 상상력의 거리도 크게 마련이다. 이시의 비유는 '지구는 화분이다'라는 은유로 실현된다. 화분이라고 하면 집안에 두는 조그만 화분을 떠올리기 마련이다. 그런데 지구 전체가 통째로 제비꽃의 화분이라니 시인의 상상력이 놀랍다. 생각해 보면 들판에 뿌리를 박고 있는 제비꽃은 얼마든지 뿌리를 깊이 내릴 수 있다. 화분이라는 경계가 없기 때문이다. 이쯤 되면 지구가 제비꽃의 화분이라는 말이 그냥 허풍이라고 할 수는 없을 것이다.

지구 생태계 문제가 화두로 떠오른 지 오래 되었다. 화석 연료의 사용으로 이산화탄소가 발생하고 오존층이 파괴되어 지구온난화가 심각하다. 인간의 삶의 터전인 지구를 살리자는 명제가 인류의 화두가 되었다. 미래 사회는 생물종을 가장 많이 가진 나라가 강대국이 될 것이라 한다. 생물이 살기 좋은 곳이 인간이 살기 좋은 곳이기 때문이다. 시인은 지상의 작은 풀 한 포기에 각별한 애정을 가지고 있다.

제비꽃은 제비꽃과에 속하는 여러해살이 풀이다. 봄에 보라색 꽃을 피운다. 작고 가냘픈 꽃이다. 화려한 꽃이 아니기에 특히 시인은 제비꽃에 각별한 애정을 느꼈는지 모른다. 시인은 길가에 외로이 피어 있는 조그만 제비꽃을 보며 세상에서 가장 큰 화분을 선물하고 싶었나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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