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려인이 병원에 찾아와 개 비린내가 왜 이렇게 나느냐며 호소를 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 특히 비에 몸이 젖거나 목욕을 하고 털을 잘 말리지 않은 경우 비린내가 난다고 했다. 그러나 개의 몸에서 풍기는 고약한 냄새는 보호자가 관리를 잘못하고 있거나 기본 상식이 없어 생기는 것이다.
반려견의 몸에서 나는 고약한 냄새는 크게 3가지로 분류할 수 있다. 첫 번째, 얼굴 주변에서 나는 냄새는 눈물이 흘러내려 눈과 코주름 사이가 습해져 피부가 짓무르거나 피부병이 발생해 난다. 이것을 '유루증'이라고 한다. 귀에서 냄새가 나는 경우는 귀 안에 물이 들어가거나 귀에 염증이 생겨 일어난다.
두 번째는 구강에서 나는 냄새이다. 구강은 나이가 2세 이상이 되면 치석이 끼고 치석을 관리하지 않으면 잇몸에 염증이 생긴다. 이때부터 입에서 냄새가 나기 시작한다. 입에서 출혈이 있을 수 있고 딱딱한 음식을 주면 그냥 삼키려고 한다. 음식을 씹지 않고 삼키는 반려견은 이빨의 기능이 없어져 치석이 더욱 빨리 끼게 된다. 치아가 흔들리거나 정상적이지 않을 때 사료를 물에 불려주거나 유동식을 주는 경우가 있다. 이것은 이빨을 더더욱 나쁘게 만드는 원인이 된다. 치료를 받아야 하며 딱딱하고 알맹이가 큰 사료를 줘 이빨 기능을 하게 해 치석이 끼는 것을 방지해야 한다. 구강의 냄새는 잇몸질환과 간이나 신장이 나쁠 경우에도 발생한다. 구강은 깨끗한데 입에서 구치가 심하게 나는 경우 반드시 혈액검사와 초음파 등을 통해 장기 검사를 해야 한다.
세 번째는 항문에서 냄새가 나는 경우다. 개과동물은 항문에 낭이 있어 종 특유의 고유한 냄새를 풍겨 영역을 표시하거나 천적들로부터 자신을 보호한다. 반려견은 항문낭이 퇴화해 그 기능이 없어지고 있는 중이다, 그러다 보니 항문낭에 염증이 생겨 터지거나 해서 병원에 오는 경우도 종종 있다.
야간에 긴급하게 연락이 와 병원에 갔다. 보호자는 항문 옆에 무엇이 불룩하게 튀어나와 있으며 엉덩이를 바닥에 대고 썰매를 타고 있다고 했다. 통증이 있는지 성질을 낸다고 했다. 진찰을 해보니 항문낭염이었다. 심한 염증으로 터지기 일보 직전이었다. 바로 수술에 들어가 농액이 잘 배출되도록 했다. 이곳은 항문 괄약근이 붙어 있어 염증이 괄약근을 손상하면 배변하는 데 어렵다.
항문낭은 중성화 수술을 할 때 제거하는 것이 좋다. 그렇지 않으면 목욕 후 반드시 한 번씩 짜주어야 한다. 냄새가 고약하므로 반드시 일회용 비닐장갑을 끼고 휴지를 충분히 말아 항문에 대고 항문낭을 짜고 소독을 해야 한다. 항문낭이 손에 묻은 경우 약 2일간은 손에서 악취가 난다.
최동학(동인동물병원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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