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축가 더그 로버츠(폴 뉴먼)는 자신이 설계한 138층짜리 초고층 건물 '글라스 타워' 개장일에 맞춰 긴 여행을 마치고 돌아온다. 건물 오픈파티에 참석하기 위해 상원의원을 비롯한 많은 사람들이 입장을 시작하고 더그의 아내 수잔(페이 더너웨이)도 글라스 타워에서 더그를 반갑게 맞는다. 하지만 건축비를 아끼려고 규격미달의 건축자재를 사용한 관계로 조명을 최대치로 밝히는 순간 누전이 되며 건물에 화재가 발생한다. 화재가 진행 중인 와중에도 건물주는 파티를 강행하고 결국 소방대가 출동해서 대피를 지시한다. 불길이 걷잡을 수 없이 커지며 엘리베이터와 계단은 화재로 인해 무용지물이 되고 건물 안에 갇힌 사람들은 패닉에 빠진다. 그리고 강풍으로 인해 구조용 헬기도 건물에 부딪혀 추락하고 건물에 투입된 소방대원들이 하나둘 목숨을 잃는 가운데 소방대장 마이클(스티브 맥퀸)은 건물을 설계한 더그와 함께 사투를 벌인다.
열기에 노출된 콘크리트 내벽은 폭발하고, 화재진압을 위해 투입된 소방대원들은 동료들의 처참한 죽음을 목격하면서도 화마 속으로 전진한다. 인간의 욕심이 빚어낸 재앙은 수많은 희생자로 그 대가를 치르게 되는 현실을 마치 예언처럼 보여주는 작품. 폐쇄된 공간에서 죽음이 임박한 순간에 여러 인간들이 보여주는 욕심과 탐욕, 이기심, 그리고 영웅적인 희생정신을 긴박감 있게 다룬 재난영화의 수작으로 손꼽힌다.
'타워링'은 당대 최고의 배우이자 라이벌 관계였던 스티브 맥퀸과 폴 뉴먼을 투톱으로 내세웠다는 점만으로도 흥미롭지만 제작과정은 더욱 드라마틱하다. 20세기 폭스사와 워너 브라더스사가 각자 영화를 제작하기로 하고 판권을 사들여 독립적으로 영화를 제작할 예정이었지만, 소재와 내용면에서 겹치는 면이 많아서 두 영화사는 두 개의 원작을 하나로 각색하고 제작비는 절반씩 투자해서 한편의 영화로 만든다는 초유의 결단을 내렸다. 1974년 아카데미 촬영, 편집상을 수상했다. 러닝타임 165분.
한윤조기자 cgdream@msnet.co.kr
댓글 많은 뉴스
문재인 "정치탄압"…뇌물죄 수사검사 공수처에 고발
[전문] 한덕수, 대선 출마 "임기 3년으로 단축…개헌 완료 후 퇴임"
대법, 이재명 '선거법 위반' 파기환송…"골프발언, 허위사실공표"
세 번째 대권 도전마저…홍준표 정계 은퇴 선언, 향후 행보는?
野, '피고인 대통령 당선 시 재판 중지' 법 개정 추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