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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시장 선거, 현역 프리미엄 사라져…출마 희망자 '무한경쟁'

김범일 대구시장 불출마 선언…여야 선거구도 재편에 촉각 곤두

지난 2011대구세계육상선수권대회 폐막식에서 환송사를 하고 있는 김범일 대구시장. 세계육상대회 유치는 김범일 시장의 가장 빛나는 업적 가운데 하나였다. 매일신문 DB
지난 2011대구세계육상선수권대회 폐막식에서 환송사를 하고 있는 김범일 대구시장. 세계육상대회 유치는 김범일 시장의 가장 빛나는 업적 가운데 하나였다. 매일신문 DB

김범일 대구시장의 6'4 지방선거 불출마 선언에 따라 새누리당과 민주당 등 여야의 대구시장 후보 선거구도에 큰 변화가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현역 시장의 불출마로 인해 '현역 프리미엄'이 사라지면서 각 후보자들은 가장 강력한 경쟁상대가 없는 상황에서 선거전략을 새로 짜야 하기 때문이다.

◆새누리당 후보들의 대응

새누리당 대구시장 출마희망자들은 대다수 "김 시장의 용단에 경의를 표한다"면서 "강력한 후보가 불출마를 선언하면서 경선 등 경쟁이 더 치열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 여권 인사는 "그동안 각 후보들은 김 시장의 지난 8년간의 시정에 대한 비판적 평가 등을 통해 차별화를 모색하는 전략을 짰을 터인데, 김 시장의 낙마로 지금부터는 자신의 색깔을 도드라지게 하는 것에 중점을 둘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하지만 일부에선 김 시장의 불출마가 큰 변수로 작용하지 않을 것이란 해석도 나온다.

지역의 한 여권 관계자는 "예년 대구시장 선거 때와 달리 이번엔 후보자들이 일찌감치 선거 레이스에 뛰어들었고, 시장이 나오든 안 나오든 한번 붙어보겠다는 마음을 단단히 먹고 나왔다"면서 "게다가 김 시장의 불출마는 이미 지난해 말부터 꾸준히 제기돼왔던 터라 큰 반향은 없을 것"이라고 했다.

현역 시장의 불출마에 따라 새누리당 대표 선수를 뽑는 룰에 어떤 변화가 있을지도 관심 사항이다.

하지만 이번 선거에서는 경선으로 대구시장 후보를 내겠다는 원칙에 변화가 없다는 게 중앙당의 입장이다. 주호영 새누리당 대구시당위원장은 17일 "새누리당 당헌'당규에 후보자가 여러 명 나오면 경선으로 후보를 선출해야 한다는 규정이 있다"면서 "그런 규정을 따지지 않더라도 대구시장은 대구시민의 손으로 뽑아야 한다는 입장엔 변함이 없다"고 밝혔다. 전략공천 등 경선 이외의 방식에 대해서는 고려하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민주당 등 야권의 반응

야권에서는 김범일 대구시장의 불출마를 두고 '아름다운 퇴장'이라면서도 야권의 대구시장 선거구도에는 별 관계가 없다며 담담한 반응을 보였다.

김부겸 전 민주당 최고위원이 대구시장 출마를 결심한 가운데, 민주당에선 "이제는 관료 출신 대구시장 시대를 접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헌태 민주당 대구시당 대변인은 "김 시장이 지난 8년간 대구시장으로서 온 힘을 기울였고 테크노폴리스, 혁신도시, 첨단의료복합단지, 국가산업단지 등 산업 인프라 구축에 힘써온 것을 칭찬하지 않을 수 없다"면서 "이제는 알맹이를 채우고 내실을 다질 일이 남았으므로 이 부분에 가장 적합한 후보가 나와야 한다는 생각"이라고 밝혔다.

민주당에선 김 전 최고위원과 임대윤 전 동구청장 등이 대구시장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민주당 한 관계자는 "김 시장이 시민과의 소통, 서민 복지 등에 대해선 소홀하거나 부족한 부분이 분명히 있었다. 대구는 이제 이런 부분을 만져줘야 한다"며 "현역 프리미엄이 사라진 대구시장 선거전에 좋은 후보를 내서 당당하게 새누리당 후보와 겨루겠다"고 밝혔다.

안철수 의원 측은 김 시장 불출마는 자신들의 선거구도에는 변수가 아니라며 기본 원칙을 강조했다.

안 의원 측 송호창 소통위원장은 매일신문과의 통화에서 "(새누리당 우호지역인) 대구경북은 새 정치를 추구하는 우리의 중요한 선거개혁 지역 중 하나"라며 "대구시장과 경북지사 선거에 아주 적극적으로 대응할 생각을 하고 있다. 가장 적합한 후보를 낸다는 것이 기본 원칙"이라고 밝혔다.

정욱진기자 penchok@msnet.co.kr

서상현기자subo801@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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