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의 사회공헌활동이 기업을 지탱하는 하나의 문화로 자리 잡기까지 걸린 시간은 그리 길지 않았다. 누가 시켜서 한 것도 아니고, 남들 눈치 보며 떠밀려 한 것도 아니기 때문이다.
기업이 사회공헌활동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이를 직원들이 긍정적으로 받아들임으로써 사회와 나누고 소통하는 일이 자연스럽게 기업문화로 정착한 것이다.
포스코 본사와 계열사, 협력사는 사회공헌 활동 강화를 위해 지역사회'글로벌인재'지구환경'다문화'문화유산 등 5가지 영역을 중점 추진 과제로 삼고 실천에 들어갔다. 특히 사회공헌활동의 선봉장 격인 포스코 봉사단은 2003년 5월 창단한 이후 지속적으로 성장하는 나눔단체다.
처음에는 직원들만 동참했지만 이제는 가족과 패밀리사'공급사'외주파트너사까지도 참여하는 봉사단체로 발전했다. 또 2010년 '글로벌 프론티어 위크' 발족을 시작으로 대학생봉사단'비욘드 봉사단', 직원들의 재능기부로 만들어진'트리즈 창의봉사단'은 국내뿐만 아니라 전 세계를 누비는 봉사단으로 이름을 알리고 있다.
◆동해는 우리가 지킨다(포스코 클린오션봉사단)
2009년 11월 포스코 사내 스킨스쿠버 동호회 직원들은 동해의 아름다움을 지키기 위해 '클린오션봉사단'으로 뭉쳤다. 이들은 평소 갈고닦은 스쿠버 실력으로 수중정화활동에 나섰는데, 그 실적이 대단하다. 80여 명(현재 400명)의 스쿠버동호인으로 출발한 봉사단은 창단되자마자 포항 주변의 물속을 헤치며 지난해까지 170회에 걸쳐 385t의 쓰레기를 수거했다. 봉사단은 폐그물이나 폐타이어, 생활폐기물 등의 수중쓰레기는 물론이고 수자원을 황폐화시키는 불가사리 수거에도 많은 실적을 올리고 있다. 특히 크레인 작업이 가능한 클린오션 전용선박이 지난해 도입되면서 폐기물 수거의 효율이 한층 높아졌을 뿐만 아니라 봉사단원의 안전과 재난사고 발생 시 인명구조 지원 등의 활동도 강화됐다.
지난해부터는 울릉도 연안을 보호하기 위한 활동도 시작했다. 포스코는 재강슬래그를 활용한 인공어초 설치 및 기술지원을 통해 울릉도 연안에 바다 숲을 조성해주는 사업과 울릉도'독도 해양수중정화활동 등을 전개하고 있다. 이외에도 해양바이오 신소재 및 해양신재생 에너지 개발, 관광교류 활성화 지원 등도 이어가고 있다.
◆새집을 선물한다
"고맙습니다. 고맙습니다. 그저 고맙다는 말 외에는 드릴 말씀이 없네요."
폭설이 쏟아진 2월 초순, 포항의 산간마을에 사는 김순애 할머니는 허리만큼 차오른 눈 때문에 발이 묶였다. 할머니가 발을 동동 구르며 무심한 하늘만 바라보고 있을 무렵 멀리서 포스코 봉사단이 모습을 드러냈다. 봉사단은 할머니 집 주변뿐만 아니라 마을 일대의 제설작업을 마치고 집을 수리하기 시작했다. 벽을 새로 단장하고 지붕을 보수하고 장판을 교체했다. 폭설로 얼어붙었던 할머니의 가슴이 봉사단의 따뜻한 손길로 녹아내리는 순간이었다.
집수리 봉사단은 한울타리'다이나믹'바르미 봉사단 등 5개 봉사단체가 통합돼 탄생했다. 여기에다 외주파트너사들도 동참하면서 보다 전문화됐다. 봉사단은 저마다 집 고치기의 실력자들로 구성돼 작업속도와 정확도가 매우 뛰어나다. 도배 등 일부 과정이 기계화돼 있다는 점도 작업의 효율을 높여준다. 봉사단은 17명가량의 인원을 집 고치기에 투입해 3시간 이내에 작업을 마무리 짓는다. 봉사단 최인수 씨는"집 고치기 달인들과 함께 작업을 하니, 효율이 엄청나게 높다"고 말했다.
한편 집 고치기 봉사활동은 2006년부터 시작됐으며, 2009년부터는 재해로 집을 잃은 이재민에 한해 스틸하우스 공법으로 새집을 지어주고 있다.
◆봉사활동도 집중과 선택
포항제철소 내에는 섬김이봉사단, 사랑의 열차, 정 나누기 등 멘토링 봉사활동을 전개하는 5개 봉사그룹(200여 명)이 있다. 이들의 활동은 제철소 인근 지역의 홀몸노인과 저소득 가정의 구성원들을 대상으로 일대일 후원자가 돼 보살피는 것이다. 집중봉사는 가족과 같은 친분을 형성해 상호 간 소통을 돕는데는 유리하지만 봉사 폭이 좁은데다 봉사자의 시간을 많이 빼앗는 단점이 있었다.
이에 따라 포항제철소는 올해 멘토링전문봉사단을 발족하고, 전문복지기관과 연계한 봉사활동을 진행하고 있다. 이를테면 홀몸노인에게는 YWCA 무료간병사업 혜택을, 학생들에게는 전문교육기관을 통한 학습 및 진료 프로그램을 제공한다. 봉사자 간 연합을 통해 시간 여유를 벌 수 있는데다 전문화된 서비스도 제공할 수 있어 시행 초기부터 양측 반응이 좋다. 포스코는 앞으로 멘토링 봉사단 규모를 보다 확대해 봉사수요에 적극 대처해 나갈 방침이다.
포항'박승혁기자 psh@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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