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개월 앞으로 다가온 지방선거에 공직 사회가 휩쓸리면서 행정 공백을 걱정하는 목소리가 높다. 기초단체장들이 광역단체장 선거판에 뛰어들고 시장, 군수와 광역의원 선거에 출마하기 위한 공직자들의 사퇴가 빈발하기 때문이다.
6'4 지방선거를 90일 앞둔 현재, 선거에 나서기 위해 사퇴를 표명한 자치단체장과 부단체장만 해도 전국적으로 26명에 이른다고 한다. 대구에서는 동구청장이 대구시장 선거에 출사표를 던졌고, 경북에서는 포항시장이 경북도지사 선거전에 뛰어들었다. 또한 대구경북지역에서 시장, 군수와 구청장 및 시도의원 출마 예정자 중에 공직자 출신이 50명에 육박하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자치단체장이 선거를 위해 사퇴하면 부시장, 부군수나 부구청장이 권한을 대행하게 되지만, 선거 기간 동안 행정 수장의 부재로 사실상 행정 공백을 초래하는 것은 불문가지이다.
일찌감치 선거를 염두에 둔 공직자들의 부실 행정도 불을 보듯 뻔한 일이다. 본연의 업무에 충실하기도 바쁜데 지역구나 고향의 대소사에 기웃거리고 유권자들의 모임에 얼굴을 내밀며 눈도장 찍기에 여념이 없으니 일이 제대로 손에 잡힐 리가 없다. 마음이 콩밭에 가 있으니 소임에 충실할 수가 없고, 민원 처리 또한 표심에 흔들릴 수밖에 없는 것이다.
지방선거는 지방 권력의 재편 과정이기도 하다. 행정을 집행하는 공직 사회 또한 심리적으로나 정서적으로 여기서 완전히 자유롭지는 못한 게 정치적인 현실일 것이다. 그렇다고 지방행정이 선거 열풍에 휩쓸려서는 안 된다. 정치는 정치이고 행정은 행정이다. 선거와 행정의 경계선이 분명해야 한다.
행정이 선거 바람에 휘둘리고 공직 사회가 선거에 밀착되면 행정은 중심을 잃고 표류할 수밖에 없다. 민생 행정에 주력하기보다는 선거판에 마음을 두고 은근히 정치적인 행보나 일삼는 공직자도 결코 지나쳐 봐서는 안 된다. 유권자들의 눈초리가 더욱 날카로워져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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