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기관들의 연이은 고객 개인정보 유출, 시중은행 해외지점의 비자금 조성의혹 등 잇따른 악재로 벼랑 끝에 몰린 금융감독원이 시중은행 군기잡기에 나섰다.
금융감독원은 15일 오전 10개 시중 은행장을 불러 긴급 간담회를 열고 고객 개인정보 유출 및 직원 비리 사건 등 내부통제를 적극 강화하라고 주문했다.
조영제 금융감독원 부원장(은행담당)이 주재한 이날 간담회에는 신한은행과 KB국민은행, 하나은행, 외환은행, NH농협은행, IBK기업은행, 씨티은행, SC제일은행, 우리은행, 산업은행징 등이 참석했다. 최수현 금융감독원장은 인사말을 통해 은행의 강력한 내부혁신을 촉구했다.
시중은행장들을 금융감독원으로 불러들이는 경우는 지극히 이례적인 일로 금융감독원이 현 상황을 엄중하게 판단하고 있기 때문이다.
금융감독원 관계자는 "은행권의 비정상적인 조직문화와 관행을 개선하기 위한 본질적인 대책을 마련하라는 주문은 물론 최근 지지부진한 기업구조조정과 관련 채권단의 역할을 강조하는 발언도 나왔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아울러 금융감독원은 향후 시중은행에 대한 검사 및 징계가 대폭 강화될 것이라고 예고하고 이에 대한 적극적인 협조도 당부했다.
최 원장은 14일 금융감독원 임원회의에서 "최근 크고 작은 금융사고가 연이어 발생해 금융산업에 대한 신뢰가 땅에 떨어진 것을 매우 개탄스럽게 생각한다"며 "금융회사 임직원들이 금융의 기본을 망각한 채 무사안일한 조직문화에 안주해왔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금융감독원의 시중은행 군기잡기가 비난여론의 화살을 검사대상에게 돌리려는 의도가 아니냐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금융감독원은 KT ENS의 사기대출 사건에 내부직원이 연루돼 곤욕을 치르고 있으며 연이은 대형 금융사고와 관련해 책임을 지는 모습도 보이지 않고 있다.
금융업계 관계자는 "결국 금융감독원의 검사 역량으로는 한계가 있으니 시중은행들이 자체적으로 내부감시를 강화해 달라는 얘기가 돌지 않았겠느냐"며 "감독당국이 불호령을 하고 시중은행들이 조아리는 모습이 언론에 비치는 것만으로는 궁극적인 해결책이 될 수 없다"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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