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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금융계 비리, 이 지경 되도록 당국은 뭐 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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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수현 금융감독원장이 15일 시중은행장들을 긴급 소집했다. 최근 은행'카드사의 대규모 개인 정보 유출에다 사기대출, 서류 조작을 통한 부정대출 등 각종 사고와 비리로 국내 금융사에 대한 고객 불신이 커지자 철저한 내부 통제와 고객 신뢰 회복을 주문하기 위한 자리다. 하지만 단순히 군기 잡기나 엄포성 차원의 일회성 소집으로 끝내기에는 현재 국내 금융계와 금융 감독기관에 대한 국민의 불신이 심상찮다.

은행과 보험, 증권사, 카드사, 캐피털 등 업종을 불문하고 금융계 내부의 도덕적 해이에서 비롯된 비리가 잇따르면서 고객은 말 그대로 노이로제 상태다. 안심하고 돈을 맡기고 거래할 금융기관이라곤 눈을 씻고 봐도 찾기 어렵다는 반응까지 나오고 있다. 고객정보가 대량으로 유출돼도 금융사들은 느릿한 대응도 모자라 "2차 피해는 없다"며 눈조차 깜짝하지 않는 상황이고, 금융사 내부의 도덕 불감증도 심각해 사기성 회사채 판매에다 한탕주의까지 고개를 쳐들고 있으니 증상이 생각보다 훨씬 심각하다.

금융계는 그 어느 직종보다 철저한 '금융 윤리'가 요구되고 신용과 신뢰를 생명처럼 다뤄야 할 분야다. 그럼에도 고양이에게 생선 맡긴 꼴처럼 고객이 불안에 떨어야 할 처지라면 분명히 뭔가 잘못됐다. 고객의 신뢰가 이처럼 바닥까지 떨어진 데는 금융사 내부 구성원의 도덕적 해이와 감독 당국의 느슨한 통제 등 부실한 금융시스템에서 기인한 바가 크다. 단순히 개인 비리 차원이 아니라 구조적 문제인 것이다. 2008년 세계 금융 위기가 단순히 신용 위기에서 출발했다고 보는 것은 큰 착오다. 금융기관의 탐욕과 통제 불능의 구조적 취약점이 방아쇠를 당기지 않았나.

금융사들의 도덕적 해이와 내부 통제 기능의 실종을 이대로 방치하고 넘기기에는 사안이 너무 크고 중대하다. 정부와 감독기관은 국내 금융사들의 크고 작은 비리와 금융사고의 여파가 우리 실물경제로 옮아붙고 상처가 곪아 터지지 않도록 막아야 한다. 금융윤리를 철저히 준수하게끔 분위기를 다잡고 비리 척결을 위한 특단의 대책도 세워야 한다. 각종 비리를 단순히 개인 일탈의 문제로 대충 넘어간다면 금융 위기처럼 큰 대가를 치러야 한다는 사실을 명심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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