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로만 수색하나" 참았던 분노 한꺼번에 터져

실종자 가족들 소조기 마지막날 성과 없자 폭발

24일 오후 실종자 가족을 만나러 전남 진도군 팽목항을 찾은 이주영(왼쪽) 해수부 장관과 김석균 해양경찰청장이 소조기에도 불구하고 별 성과를 내지 못하는 수색 작업에 대해 실종자 가족들이 거세게 항의하자 입을 굳게 다물고 있다. 우태욱 기자 woo@msnet.co.kr

여객선 '세월호' 침몰 사고 실종자 가족들의 분노가 폭발했다. 세월호 침몰 9일째이자 물살이 약해지는 '소조기' 마지막 날인 24일, 수색하기 적절한 날씨에도 불구하고 수색 인원이 적고 수색 성과도 저조하자 실종자 가족들은 진도 팽목항 가족대책본부로 몰려가 강하게 항의했다.

실종자 가족들은 최상환 해양경찰청 차장에게 "말로만 수색한다고 할 것이 아니라 직접 보는 앞에서 무전기로 지시를 내려라. 현장 작업을 볼 수 있는 카메라를 설치하라"고 요구했다.

가족들은 또 팽목항을 찾은 이주영 해양수산부 장관과 김석균 해양경찰청장을 대책본부로 데려가 바닥에 강제로 앉도록 한 뒤 함께 땅바닥에 앉아 이들을 둘러싸고 사실상 연좌농성에 들어갔다.

실종자 가족들은 이번 침몰사고의 수습을 책임진 김 청장과 이 장관에게 수색이 끝날 때까지 민간 잠수사를 투입해 총력전을 펼치라고 강력하게 요구했다. 분노를 참지 못한 일부 가족은 무전기를 빼앗아 직접 "전 인력을 동원해 들어가! 청장 명령이야"라고 소리쳤고, 이 장관에게 폭력을 행사하려다 다른 가족에게 제지당하기도 했다.

가족들은 물 흐름이 느려지는 소조기 마지막 날 많은 수색 성과를 기대했지만 수색인원마저 알려진 것보다 적은 것으로 드러나자 그동안 참았던 감정이 폭발한 것이다.

이에 대해 김 청장은 "현재 설치된 6개의 가이드라인으로 수색을 하고 있는데 인원이 몰려 있는 것으로 추정되는 선미 쪽 구조가 복잡하고 진입로가 좁아 어려움이 있다"며 "실시간으로 수색 상황을 설명드리겠다"고 했지만 가족의 분노를 가라앉히지 못했다.

이 장관도 "대통령께서 죽을 각오로 하라고 엄명을 내렸다"며 "제가 죽을 죄인이다. 다 책임지겠다"고 말했지만 오히려 가족들의 거센 반발을 샀다.

실종자 가족 40여 명은 앞서 조속한 수색 작업을 요구하며 범정부사고대책본부가 차려진 진도군청을 항의 방문해 이 장관과의 면담을 요구, 1시간 정도 면담을 갖고 적극적인 수색을 요구하기도 했다.

진도에서 서광호 기자 kozmo@msnet.co.kr

홍준표 기자 agape1107@msnet.co.kr'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