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포항선린병원 의사들 "이사장 비리 밝혀달라" 고발장

"공익적 법인을 사유화"

검찰이 포항선린병원 C이사장의 횡령'배임 의혹(본지 3월 31일 자 8면 보도)에 대한 수사에 본격 착수한 가운데, 병원임상과장대책위원회(11명)도 25일 C이사장의 약품리베이트 및 병원 공사 관련 비리 의혹을 밝혀달라며 고발장을 검찰에 접수했다.

포항선린병원 노조와 임상과장(의사)들은 C이사장이 병원을 사유화하기 위해 아내와 친인척을 이사로 등재한 뒤 ▷병원과 재활병원 사이 부지 알박기 ▷경리팀장 등 친인척 채용에 따른 인사상 월권 및 횡령 ▷취임 당시 투자한 C이사장의 30억원에 대한 병원 측의 이자 대납 ▷한동대와 2008년 법인 분리되면서 받은 퇴직금 87억원(이자분 24억원) 사용처 ▷제약사와의 약품리베이트비리 ▷병원 공사 과정에서 발생한 부적절한 거래 등에 대한 의혹을 집중 제기했다.

현재 병원에 등재된 이사진은 C이사장을 비롯해 그의 부인, 병원 신축 공사를 맡은 건축회사 전 이사, 병원 용역업체 사장 등 8명이고 감사는 병원부지 알박기 의혹을 받고 있는 부동산업체 실제 소유주다. 경리팀장은 C이사장 동생 부인이 맡고 있다.

임상과장들은 이런 이유로 C이사장이 병원을 사유화한 뒤 각종 비리를 저지를 수 있었다고 주장하며, 병원에 끼친 손해를 배상하라며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한 임상과장은 "의료선교를 위해 설립자가 사회에 기부한 공익적 성격의 포항선린병원을 개인이 사유화하면서 비리가 터졌다. 전직 이사들이 병원자금 대출을 위해 잠시 자리를 비워야 한다는 C이사장 측의 말을 믿은 것이 화근이 됐다"고 했다.

C이사장은 지난달 말 의혹이 제기되자 "알박기 의혹을 산 땅은 이달 초 병원으로 돌려줬고, 친인척 중심의 이사진도 이사회를 통해 교체하겠다. 의혹들은 사실과 다르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최근 두 차례 열린 이사회에서 C이사장은 이와 관련된 해명을 하지 않았다. 병원 이사진 측은 다음 달 2일 다시 이사회를 열어 이사진 교체 등을 결정하겠다고 했지만 병원 임상과장들은 '시간끌기용 요식 행위'라며 이사진에 대한 강한 불신을 드러냈다.

포항 신동우 기자 sdw@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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