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서울선 '朴心' 얼룩, 광주선 '밀실 야합' 소란

정치 쇄신 하겠다던 여야 구태 반복 표심 심판 주목

6'4 지방선거를 앞두고 여야가 쇄신과 새 정치를 공언했지만 공염불에 그쳤다는 지적이다. 선거의 여왕으로 불렸던 박근혜 대통령이 중립 의무 때문에 선거 개입이 차단됐지만 새누리당은 여전히 '박근혜 마케팅'에 열을 올리고 있다. 새누리당을 쫓아 기초선거 무공천을 철회한 새정치민주연합은 공천 혁명을 약속했지만 안심(安心) 논란이 가열되고 있다. 유권자가 표심으로 심판할지 주목된다.

◆박심(朴心) 논란과 의원직 사퇴

친박계 현역 국회의원이 광역단체장으로 유턴하면서 슬쩍 내세운 것은 박심이었다. 대구시장 경선을 두고서도 그랬고, 서울시장 후보 경선은 그 처음과 끝이 '박심' 논란으로 얼룩지고 있다. 대통령은 공무원의 선거 개입 금지 원칙 때문에 이렇다 할 스탠스를 취할 수 없음에도 모두 박심은 나에게 있다고 외친 셈이다.

2일 서울시장 경선 후보 정책토론회에서 김황식 전 국무총리는 "박근혜 대통령도 저의 출마를 권유하신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김 전 총리 측은 논평을 내고 "지금 필요한 사람은 자신이 필요할 때만 친박을 외치거나, 실제로는 친박이 아니면서 친박인 양 위장하는 사람이 아니다"며 정몽준 국회의원과 이혜훈 최고위원을 싸잡아 겨냥했다. 김 전 총리는 3일 자신의 트위터에서도 "박근혜정부, 대한민국의 성공을 바라는 분들이 박원순 시장을 교체시킬 후보자는 저라며, 저에게 서울시장 출마를 권유했고 또 저를 적극적으로 돕고 있습니다. 그것은 박근혜 대통령의 뜻이라고 생각합니다"라고 썼다.

박 대통령과 초등학교 동기 동창이라며 자신을 친박계라고 주장했던 정 의원은 경선캠프 보도자료를 통해 "대통령이 곤혹스러워하든 말든 상관 않고 대통령을 파는 게 대통령을 돕는 것인가. 김 후보 측은 상식 이하인 대통령 기대기와 팔기를 즉각 중단하고 상식에 맞는 경선운동을 해주길 촉구한다"고 주장했다. 언론이 원조 친박으로 분류하는 이 최고위원은 "표를 얻으려고 대통령을 위험에 빠뜨리는 거짓말을 한 후보라면 해당 행위다. 사퇴하라"고 비판했다. 이런 박심 논란은 일주일도 채 남지 않은 서울시장 경선전의 막판 변수로 작용하는 모양새다.

광역단체장에 출마하는 현역 국회의원의 '의원직 사퇴' 배수진이 일종의 정치 쇼라는 비판도 나온다. 5일 울산시장 새누리당 후보로 선출된 김기현 국회의원은 국회의원직 사직서를 국회에 제출했다. 앞서 3월 유정복 인천시장 후보도 의원직 사퇴를 선언했다. 의원직 사퇴는 임시국회 회기에는 동료 의원들의 표결로, 휴회일 때는 국회의장이 사퇴를 수리해야 한다. 하지만 여지껏 선거에 나선 동료 의원의 의원직 사퇴를 처리한 적이 없다. 의원직 사퇴가 배수진이라지만 동시에 꼼수라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안심(安心) 논란과 후폭풍

새정치민주연합은 광주시장 후보와 안산시장 후보를 전략공천하기로 했다. 전략공천은 중앙당이 해당 지역의 후보를 선정하는 것으로 지역 민심과 따로 움직인다는 비판 때문에 구태 공천의 하나로 지적돼 왔다.

문제는 야권의 안방 격인 광주시장 후보와 세월호 참사 피해지역인 안산시장 후보를 전략공천하면서 새정치연합 당내 경쟁 후보자들이 거세게 반발하고 있다는 것이다. 특히 광주에 윤장현 예비후보, 안산에 제종길 전 의원이 전략공천되면서 일각에서는 '안심'에 따라 공천이 이뤄진 것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한다.

전략공천은 공천을 신청한 기존 후보의 경쟁력이 현저히 떨어질 때 보통 외부 수혈을 통해 이뤄져 왔는데 광주시장 공천은 각종 여론조사에서 강운태, 이용섭 예비후보가 윤 후보보다 지지율에서 앞섰다는 것이다. 시장 연임 도전을 선언한 뒤 세월호 참사 때문에 사고 초기부터 진도에 상주했던 김철민 현 시장 측도 지도부 결정에 큰 불만을 가지고 있다. 상중(喪中)에 상주를 바꿀 수 있느냐는 것이다. 광주시장 안산시장 야권 출마자는 탈당 후 무소속 출마를 검토하고 있다.

새정치연합은 6, 7곳을 대상으로 여성 기초단체장 전략공천을 목표로 해오다 경쟁력 있는 인물이 없어 포기할 분위기다. 이에 당 여성위원회는 성명서를 발표, "여성 공천을 이행하지 않는 새 정치는 거짓이다"며 지역구 30% 여성 의무 공천 이행을 촉구했다. 특히 세월호 참사로 큰 슬픔에 잠긴 안산에서는 공천잡음이 일자 정치권에 큰 혐오를 보이는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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