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여·야 사실상 '무승부'…7·30 재보선서 다시 붙는다

광역단체장 새누리 8곳·새정치 9곳 차지…기초장 與 120곳 승리

세월호 참사의 여파 속에 치러진 6'4 지방선거는 새누리당과 새정치민주연합 어느 한 쪽이 압도하지 못한 절묘한 분할구도로 나타났다.

숫자로는 새정련이 서울을 비롯해 대전과 세종시, 충남'북 등 충청권 석권과 강원 및 광주, 전'남북 등 9곳의 광역단체장을 거머쥐면서 경기, 인천과 대구, 경북, 부산, 경남, 울산, 제주 등 8곳을 확보한 새누리당보다 한 곳이 많았지만 확연하게 승패를 가를 수는 없었다.

박근혜 대통령과 세월호를 전면에 내세운 정면 승부에서 국민들은 어느 한 쪽의 손을 들어주지 않는 절묘한 선택을 한 셈이다.

특히 여야 모두 흔들리던 텃밭 지키기에는 성공했지만 새누리당이 수도권에서 경기와 인천 등 두 곳을 확보하고 충청권과 강원 등 중원에서는 새정련이 싹쓸이한 것은 박근혜정부의 국정운영에 대한 민심의 경고라는 점에서 정치적 의미가 적지 않다.

새정련으로서는 서울 사수에는 성공했지만 인천을 빼앗기고 경기도 탈환에 실패한 것은 세월호 정국에서 제 역할을 하지 못한 제 1야당과 '새정치'에 대한 강한 질책으로 받아들여야 할 대목이다.

새누리당으로서도 지난 총선에 이어 대선에서도 박 대통령을 지지했던 충청권과 강원도에서 단 한 곳도 이기지 못하고 전패한 것은 뼈아픈 상처라는 지적이다.

전국 기초단체장 선거에서 새누리당이 118곳을 확보한 반면 새정련이 79곳을 차지, 4년 전 선거결과가 뒤집어졌다는 점도 눈여겨봐야 할 대목이다. 2010년 지방선거에서는 당시 한나라당이 82곳에서 이겼고, 민주당은 92곳, 자민련 13곳, 민노당 3곳 등 야권이 압도했다.

이번에는 호남을 제외한 전국에서 새누리당이 선전했다. 다만 서울지역 25개 구청장 가운데 강남 서초 송파 등 강남 3구와 중구, 중랑구 등 5곳을 제외한 20곳을 새정련이 차지하면서 새누리당은 서울에서는 시장과 교육감 등 모든 선거에서 전패했다.

사실상 '무승부'인 승패는 향후 전개될 박 대통령의 국정쇄신 카드와 전당대회를 통한 지도부 교체 및 세월호 국정조사, 뒤이은 7'30 재보선에서 다시 확인할 수밖에 없게 됐다.

수도권 전패와 지지기반이 무너지는 최악의 결과에서 벗어난 새누리당은 선전이라는 안도감에서 국정쇄신과 인적쇄신 카드를 슬그머니 접어버릴 가능성도 없지 않다. 그래서 박 대통령이 제시할 후속 총리 카드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박 대통령이 공언한 국정운영 기조 변화는 청와대 참모진의 개편에 달렸다. 그런 점에서 김기춘 비서실장을 포함한 청와대 비서진의 대폭적인 교체에 정치권의 눈이 모이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새정련으로서도 당장 김한길-안철수 두 공동대표를 축으로 한 현 지도부에 대한 책임론이 제기되지 않을 정도의 어정쩡한 선거결과로 받아들이는 듯했다. 그러나 수도권 성적표는 내부갈등을 유발할 가능성도 작지 않다. 당장 지도부 교체 등의 요구가 나오지는 않겠지만 두 공동대표의 리더십에 대한 내부 비판은 언제든지 터져 나올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다.

특히 안 공동대표로서는 '새 정치'는 고사하고 전략공천을 통해 리더십에 적잖은 상처를 입었다는 점에서 위기에 처하게 됐다. 다른 한편 이번 선거를 통해 재선에 성공한 박원순 서울시장, 안희정 충남지사, 홍준표 경남지사 등은 차기 대권주자로서의 위상을 굳히게 됐고, 제주지사 선거에서 낙승한 원희룡 전 의원도 재기에 성공하면서 후보군에 합류했다. 대구에서 40%대의 득표로 선전한 김부겸 전 의원도 대권주자로서의 정치적 위상을 키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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