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매일 탑리더스 아카데미] 바람직한 CEO 스피치…KBS 아나운서 출신 김병찬 씨

단문형으로 말하라, 수동태 표현 삼가라

"대구경북 사람들은 '청산유수처럼 말을 잘한다'는 것을 부정적으로 봅니다. 하지만 막히지 않고 훈련된 말투가 아닌 품격 있게 말하는 것은 자신을 돋보이게 하는 기술입니다."

9일 대구 그랜드호텔에서 열린 매일 탑리더스 아카데미는 KBS 아나운서 출신 방송인 김병찬 씨를 초청, '바람직한 CEO 스피치'라는 주제의 특강을 듣는 시간을 가졌다.

그는 충북 청주 출신으로 어릴 적 심한 부끄럼쟁이었다. "크게 한 번 망가져 보라." 발표조차 못 하던 그는 사람들 앞에서 말하면서 굉장히 망신을 당한 기억을 갖고 있다. 그 후 '더이상 나빠질 수 없다'고 생각하고 힘을 얻었다. 그의 표현대로 '환골탈태'의 계기가 되었고, 학창시절 자리에 앉아 있기보다는 나서서 사회를 도맡게 된다.

김 씨는 '말을 잘하는 방법'에 대해서 말투와 표현을 강조했다. "명쾌한 소리는 소통의 기본 요소이다. 내 목소리가 생기 있게 전달되어야 신뢰가 생긴다"며 "몸짓을 많이 쓰면서 발음하지 마라"고 했다. 손, 턱, 머리를 많이 움직이면 품격 있는 태도와는 거리가 멀어져 오히려 설득력이 떨어진다는 것이다. 특히 경상도 발음은 첫 음절에 힘이 많이 들어가기 때문에 몸도 따라 움직이기 쉽다고 지적했다.

입 모양새도 중요하다고 했다. "우리말은 성조(聲調)가 두드러지지 않고 받침글자가 많아 발음이 어려운데, 말할 때 입술이 벌어지면 말투가 또렷하지 않다. 입술을 모으고 발음에 따라 잘 움직이면 보기에도 좋다" 아울러 발음할 때 배를 내미는 것도 좋은 방법이고, 내 쉬는 숨은 호흡을 길게 하여야 자신감 있는 소리를 만든다고 했다.

예측하는 대화를 하라고 했다. 상대방과 만나기 전에 미리 몇 가지 상황을 그리며 할 말을 준비한다면 대화를 순발력 있게 잘 전개할 수 있고, 자신이 주도적으로 이끌 수 있다.

또 그는 "단문형으로 말하라. 청중이 집중한다" "목적어를 뒤로 빼는 도치법을 사용하라. 상대가 긴장하여 주목한다" "'~하는 것은 아닌 것 같다는 생각이 드네요'와 같은 수동태 사용을 삼가라. 책임감 없고 모호한 느낌을 준다" 등의 조언을 했다.

김 씨는 끝으로 스피치 기술 향상의 '비법'을 전했다. "휴대전화로 녹음된 자신의 목소리를 들어보라. 처음엔 기계음처럼 들려 어색하고 불편하지만 자주 듣다 보면 남 앞에서 부끄러움을 이겨내는 용기가 생긴다. 자신의 목소리를 피하지 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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