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사설] 친정체제 강화한 박 대통령 성공하려면

개각과 청와대 개편이라는 두 날개에 힘을 실어 국가 개조의 새 동력을 얻어야 하는 박근혜 대통령의 2기 국정운영 밑그림이 대부분 나왔다.

지명되자마자 논란에 휩싸인 문창극 국무총리 후보자는 용퇴하지 않는 한 대통령의 부담으로 남을 우려가 크다. 식민사관에 동조하는 듯한 사관과 남부권 신공항을 지역이기주의로 몰아붙이는 중앙중심적 사고, 만사를 종교적으로 해석하는 성향은 위기를 수습할 총리감으로 부족하다. 안대희에 이어서 다시 문창극까지 낙마한다면 국정 운영의 큰 부담이지만, 위안부 할머니들로부터도 항의받는 총리가 국가 개조의 사령탑이 되겠다는 것은 욕심이다. 문 후보자는 한국언론진흥재단 이사장 공모에서도 4명 지원자 중 3등으로 탈락한 인물 아닌가.

적폐척결과 국가 개조의 목표 성공을 위해 이번 청와대 비서실 개편은 박 대통령과 뜻을 같이하는 친정체제로 꾸려졌다. 일단 평타작을 넘어섰다. 세월호 이후 멈춤세로 돌아선 경제위기 극복이 가장 핫한 이슈로 던져진 가운데, 경제수석은 안종범 새누리당 의원이 지명됐다. 안 수석은 대선공약을 만든 대통령의 브레인이다. 공전하는 경제정책들을 살려내야 한다. 특히 대기업의 불공정 거래행위를 막아서 동반성장이라는 시대정신을 구현해내야 한다.

대통령에게 직언도 하고, 친인척 비리도 가차없이 걸러야 하는 민정수석은 공안통 김영한 전 대구지검장이다. 김 수석은 지난 2001년 방북한 강정구(전 동국대 교수)를 구속했고, 친노 희망돼지를 주도한 문성근을 선거법 위반으로 불구속 기소했다. 비리척결의 선봉장이 되리라는 믿음을 저버리면 안 된다.

조윤선 정무수석은 여성으로 첫 기록을 세웠다. 지난 대선과정에서 대통령과 같은 동선을 유지하며 그림자 보조를 한 조 수석은 대통령의 최측근 가운데 한 명으로, 여성가족부 장관으로 재직하면서 위안부 할머니들을 가가호호 찾아다니며 불편을 돌봐 드렸다. 여성적 리더십이 돋보이는 점이다. 조 수석은 정무의 역할이 굉장히 막중함을 인식하여 더 낮아지고, 더 귀를 열어두는 보좌를 해야 한다. 화려한 스펙처럼 가진 자, 배운 자 중심의 정무적 감각을 지닌다면 첫 여성 정무수석은 실패로 끝날 수 있다.

최신 기사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