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동호동락] 스쿠버다이빙-잠수복 종류

잠수복은 크게 두 가지 목적으로 입는다. 첫 번째는 추위를 견디기 위해 보온의 목적으로 입는다. 두 번째는 몸을 거친 바다환경으로부터 보호하는 기능을 한다. 날카로운 갯바위의 부착물로부터 보호해 주기도 하고 해파리나 히드라 같은 강장동물로부터도 몸을 보호해준다. 그래서 여러 가지 잠수복 중에서도 반팔이나 반바지 형태의 잠수복은 거의 없다. 바다에서 맨살을 드러내는 것은 모든 점에서 불리하기 때문이다.

첫 번째 목적인 체온유지를 위해서도 여러 가지 버전의 잠수복이 있다. 여름에는 3㎜ 원피스 정도가 적당하고 가을에는 5㎜ 원피스나 투피스 정도, 겨울과 봄철에는 드라이수트가 권장된다. 사실 여름이라 해도 해역에 따라 수온이 낮기도 하고 수심 30m이면 3㎜ 원피스로는 견디기 어렵다. 특히 동해안이라면 깊은 수심과 낮은 수온이 예상되므로 여름이라도 드라이수트를 입는 경우도 있다. 적절한 보온이 되는 잠수복의 선택은 본인이 스스로 잘 알아서 해야 한다.

8월쯤 제주도에 다이빙하러 간다거나 열대지방에 가려면 3㎜ 원피스가 적당하겠다. 잠수전용수영장에 연습하러 가는 경우도 3㎜ 원피스 정도면 무난하다. 스쿠버 마니아들은 세 벌 정도의 잠수복을 가지고 있는 경우가 많다. 열대바다용 3㎜ 원피스 한 벌, 일상적 잠수를 위한 5㎜ 잠수복 한 벌, 겨울이나 봄철의 찬물 잠수를 위한 드라이수트나 세미드라이수트 한 벌 등 상황에 맞는 잠수복을 가지고 있으면 사계절 잠수를 즐기는 데 무리가 없으리라 본다. 양복을 입어도 춘추복, 여름용, 동복이 있는 것과 비슷하다. 한여름 따뜻한 바다나 열대바다에서 3㎜ 원피스 정도의 잠수복을 입고 다이빙을 즐기면 날아갈 듯한 편리함을 느낄 수 있다. 물속에서의 움직임이 너무도 자유롭고 편하기 때문이다. 잠수복의 두께가 얇아 편리한 점도 있지만 얇아진 잠수복 원단으로 인해 부력이 작아졌으므로 납 벨트도 훨씬 가볍게 찰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잠수복은 몸의 보호기능도 무시할 수 없기 때문에 아무리 수온이 높은 열대바다라 할지라도 긴소매 잠수복을 입는 것이 좋다. 요즘은 0.5㎜ 잠수복도 있어 가급적 긴소매의 잠수복을 입는 것이 좋다. 높은 수온을 믿고 수영복만 입고 열대 지방에서 다이빙하는 분들도 없지는 않으나 눈에 잘 보이지 않는 작은 해파리라도 만나면 온몸에 영광의 상처를 남기는 일도 많다.

잠수복 원단은 일반적으로 네오프렌이라고 부르는 발포층이 많은 스펀지 같기도 한 신축성 좋은 두께가 있는 천이다. 레저 다이빙에서는 보통 5㎜ 정도의 잠수복이 추천된다. 여름이라도 국내바다에서는 수심 30m 아래로 내려가면 차갑다. 무수히 많은 공기 발포층이 단열을 시켜주는 것이 잠수복의 원리인데 이 공기층도 수심이 깊어지면 거의 압축되어 공기 공간이 사라져서 보온기능을 잘 수행하지 못하게 되는 것이다. 수심이 깊어지면 수온도 낮아지지만 더 큰 이유는 사실 잠수복 원단 속의 공기층이 압력 때문에 압축돼 보온이 잘 되지 않기 때문이다.

세 벌 정도의 잠수복을 갖고 있다 하더라도 계절에 따라 장소에 따라 선택을 해야 한다. 이는 경험자의 말을 따르는 것이 현명하다. 여름이라도 동해안이라면 수온이 차서 드라이수트나 세미드라이수트를 입어야 한다. 단순히 8월이니 3㎜ 원피스 잠수복을 입고 동해안 다이빙을 가면 성공할 때도 있겠으나 대부분 덜덜 떨다 오고 여름 감기까지 덤으로 얻어 올는지도 모른다. 지인 중 겨울 얼음 다이빙에도 5㎜ 습식잠수복으로 버티는 분도 있다. 체력인가 정신력인가 아직도 잘 모르겠지만 대단한 건 사실이다. 잠수복은 체격이나 체질에 따라 개인차가 있지만 자신의 잠수 스타일과 계절'지역에 맞게 선택해 입는 것이 안전한 잠수에 도움이 된다. 필자 역시 5월에 제주도 투어에 간 적이 있는데 잠수복 바지를 가져가지 않아 수영복 바지를 입고 다이빙한 기억이 난다. 안 추운 척하긴 했지만 사실은 엄청 추웠다.

고경영(스쿠버숍 '보온씨테크'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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