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이 15개월 만에 기준금리를 인하했다. 현행 2.5%에서 2.25%로 0.25%포인트 내려 지난 4년간 최저 수준의 금리를 기록했다. 가계부채 증가 등 일부 우려의 목소리에도 불구하고 한은이 금리 인하를 단행한 것은 가속되는 내수 침체와 저성장 기조 등 경제 동향이 심상치 않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적극적으로 경기 부양에 나선 정부와의 정책 공조도 더 이상 외면하기 힘들다는 인식도 금리 인하의 배경으로 풀이된다.
최근 정부가 41조 원에 달하는 재정 확대정책을 비롯해 세제 개편과 부동산'서비스산업 활성화 등 각종 대책을 내놓고 있는 가운데 금리 인하까지 가세하면서 최경환 경제팀의 경제 살리기 행보가 한층 탄력을 받게 됐다. 하지만 금리 인하가 모든 문제를 한 번에 해결할 수 있는 특효약(Silver Bullet)은 결코 아니다. 위태위태한 경기 상황의 살얼음판을 건너는데 단기적으로 약간의 도움을 주는 수단에 불과하다.
금리 인하가 당장 소비 심리를 반전시키고 단시간 내 기업의 적극적인 투자를 이끌어내지 못한다는 것은 모두가 익히 알고 있는 사실이다. 그만큼 갈 길이 멀고 경기 회복의 불씨를 살리기 위해서는 모든 경제 주체들이 협력하고 총력전을 벌여야 한다는 소리다. 그래야 내수가 진작되고 기업의 투자 심리나 잠재 성장률도 높일 수 있다. 우리 경제의 체질을 바꾸는 것도 중요한 과제다. 만약 정부와 통화 당국, 정치권이 엉킨 실타래를 하나씩 풀어나가지 못한다면 경기 회복은 더욱 더뎌지고 우리 경제의 성장은 힘들어질 수밖에 없다.
우리 경제가 재도약의 발판을 마련하는 데는 지금이 매우 중요한 시기다. 어느 한 분야라도 삐걱거릴 경우 경기 회복을 기대할 수 없다. 정부와 통화 당국의 의도대로 경기가 빠른 회복세를 타지 못한다면 더 이상 달리 써 볼 카드도 없다. 이 때문에 정치권도 더 이상 팔짱만 끼고 외면해서는 안 된다. 우리 경제가 낭떠러지로 굴러 떨어지지 않도록 각종 민생 법안을 조속히 심의해 통과시켜야 한다. 우리 경제가 활력을 되찾고 장기적으로 성장의 발판을 마련하느냐 못하느냐는 오로지 국회의 손에 달렸음을 명심하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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