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엄마, 보고 싶어요] 1세 때 미국 입양 김상은 씨

"절 낳아 주신 부모님 저와 많이 닮으셨겠죠?"

입양 당시의 김상은 씨.
입양 당시의 김상은 씨.
한 살 때 미국으로 입양 간 김상은 씨가 친부모를 애타게 찾고 있다.
한 살 때 미국으로 입양 간 김상은 씨가 친부모를 애타게 찾고 있다.

한 살 때 미국으로 입양 간 김상은(미국 이름 케리 맥휴 캐러피올'33) 씨는 백합보육원을 통해 가족을 찾고 싶다는 뜻을 전했다.

김 씨는 1982년 1월 26일 자신의 쌍둥이 자매와 함께 대구 달서구 진천동 월송아파트 입구에서 발견됐다. 지나가던 시민이 자매를 월배파출소에 맡겼고, 곧이어 샬트르 성바오로 수녀회가 운영하는 백합보육원으로 보내졌다. 김 씨는 발견 당시 왼쪽 눈 주위가 새까맣게 멍들어 있었다. 자매에 대한 다른 정보는 없었다. 보육원은 자매에게 새로운 생년월일과 함께 '김상은', '김X은'이라는 이름을 지어줬다.

자매는 보육원에서 6개월간 머문 뒤 1982년 8월 서울에 있는 홀트아동복지회로 옮겨졌다. 그해 8월 3일 미국 미주리주의 한 가정으로 입양됐다. 양부모님은 김 씨 자매가 하고 싶어하는 일이면 지원과 격려를 아끼지 않을 정도로 사랑이 많고 따뜻한 분이었다. 상은 씨는 "나머지 가족들이 모두 백인이었지만 워낙 어렸을 때 입양돼 자라면서 단 한 번도 자신이 특이하다고 생각한 적이 없었다"고 했다.

하지만 아시아인이 거의 없는 곳에서 학창시절을 보내면서 친구들이 자신의 외모나 가정환경을 특이하다고 보는 시선을 느끼기 시작했다. 점점 친부모님과 자신이 태어난 곳에 대한 그리움이 들기 시작했다. "학교에서 가계도를 그려오라는 숙제를 해야 할 때, 병원에서 가족력을 물어볼 때 등 일상 곳곳에서 느끼는 소외감으로 힘들 때가 많았습니다."

상은 씨는 핏줄을 찾겠다고 노력을 했지만 그때마다 들려오는 것은 가능성이 희박하다는 말뿐이었다. 그래도 포기할 수 없었다. 미국인 남편과 사업체를 운영하고 있는 상은 씨는 조만간 한국을 방문할 예정이다.

"한국에 한 번도 가보지 않았지만 혈육이 살고 있는 곳이니 언제든 가도 낯설지 않을 것입니다. 나와 부모님은 어떤 모습이 닮아있을지 서로 마주 보며 시간을 보내고 싶습니다."

연락처: 샬트르 성바오로 수녀회 대구관구 053)659-3333.

최신 기사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