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런은 흔히 '야구의 꽃'이라 불린다. 삼성 라이온즈는 그런 의미에서 온갖 꽃들이 흐드러지게 핀 화원(花園)이다. 1982년 프로야구 출범 이래 홈런 관련 각종 기록의 대부분은 삼성이 작성한 것이다.
◆최강 '대포 군단'의 전통
삼성은 올해 8월 11일 목동 넥센전에서 프로야구 최초로 팀 통산 3천900홈런 고지를 돌파했다. 1982년 프로 출범 이후 10차례나 팀 홈런 1위를 차지한 삼성이기에 가능한 위업이다.
삼성은 시즌 최다 홈런 기록도 보유하고 있다. 2003년 무려 213개의 타구를 담장 너머로 날려보냈다. 팀당 133경기를 치렀던 때라 경기당 1.60개꼴이다. 올해 팀 홈런 1위인 넥센의 경기당 1.57개를 웃도는 수치다.
4타자 연속 홈런도 삼성만의 추억이다. 2001년 8월 17일 대구 한화전 3회 공격에서 이승엽'마르티네스'바에르가'마해영이 차례로 솔로 아치를 그려냈다. 대기록의 희생양이 됐던 투수는 통산 120승을 거둔 한용덕이었다.
삼성은 또 연속 이닝 홈런, 홈 연속 경기 홈런 기록도 갖고 있다. 1990년 5월 30일 해태전부터 이튿날 OB전까지 6이닝 연속, 1997년 5월 16일 롯데전부터 6월 28일 한화전까지 18경기 연속이었다. 삼성이 1998년 세운 16경기 연속 홈런은 이 부문 역대 2위에 올라 있다. 삼성은 연장전(1경기) 최다 홈런의 주인공이기도 하다. 2007년 7월 13일 현대전에서 삼성은 연장 12회에 양준혁의 2점 홈런, 이정식의 만루홈런, 강봉규의 3점 홈런 등이 이어지면서 16대6으로 이겼다. 9회 2사까지 5대6으로 앞서다 양준혁에게 동점 홈런을 맞아 연장에 들어간 현대로선 '한여름 밤의 악몽'이었다.
◆폭죽 쇼의 주인공
삼성은 프로 구단 가운데 가장 많은 홈런왕 5명을 배출했다. 이만수(1983~1985)'김성래(1987, 1993)'이승엽(1997, 1999, 2001~2003)'심정수(2007)'최형우(2011)다.
홈런 퍼레이드의 일등공신은 '국민타자' 이승엽이다. 1995년 데뷔 첫해 13홈런을 시작으로 12시즌 동안 385개의 홈런을 쏟아내 팀 통산 홈런의 10% 가까이 혼자서 만들었다. 국내 개인 시즌 최다 기록인 56개를 때린 2003년을 비롯해 7차례나 시즌 30홈런 이상을 달성했다.
'양신' 양준혁도 빼놓을 수 없다. 개인 통산 351홈런으로 이 부문 2위인 양준혁은 2010년 은퇴할 때까지 삼성에서 15시즌 동안 290개의 홈런을 선물했다. 1993년(23개), 1996년(28개), 1997년(30개)에는 리그 홈런 2위를 차지한 바 있다. 3위는 프로야구 1호 홈런의 주인공인 이만수 SK 감독이다. 원년부터 1997년 은퇴할 때까지 삼성 유니폼만 입었던 그는 16시즌 동안 통산 252홈런을 쳤다. 이 감독의 뒤는 현역 4번 타자인 최형우(165개)와 김한수 타격 코치(149개)가 잇고 있다.
이밖에 이만수 감독은 프로야구 첫 한 이닝 2홈런(1988년 4월 19일 롯데전), 정경배 SK 코치는 경기 최다 만루홈런(2개'1997년 5월 4일 LG전), 이승엽은 월간 최다 홈런(15개'1999년 5월) 등의 진기록으로 삼성의 홈런 쇼에 이바지했다.
◆아픔과 희망의 역사
그러나 삼성은 홈런의 희생자이기도 했다. 1982년 3월 27일 원년 개막전에서 MBC 이종도에게 프로야구 첫 만루홈런이자 첫 끝내기 홈런을 뺏긴 것을 시작으로 유독 만루홈런에 눈물 흘린 경우가 많았다. 1982년 한국시리즈 6차전에선 OB 김유동에게 한국시리즈 첫 만루 홈런을 허용했고, 2001년 한국시리즈 4차전에선 두산 김동주에게 한국시리즈 두 번째 만루포를 두들겨 맞았다. 이 두 번의 만루홈런으로 삼성은 두 번 모두 한국시리즈 우승을 놓쳤다.
하지만 삼성은 2012년 한국시리즈에서 드디어 한을 풀었다. 2차전이 열린 10월 25일 대구시민야구장에서 최형우가 3회말 SK 선발 마리오의 체인지업을 받아쳐 그랜드슬램을 터뜨렸다. 한국시리즈 사상 세 번째 만루홈런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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