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이용두 신임 한국국학진흥원장 "유학이 정보통신 힘 빌리면 생활 속 철학으로"

물질만능 극복할 대안 자리매김, 중앙정부와 소통 사업비 확보도

"유학과 유교는 일부 유가(儒家)의 학문이 아니라 모든 사람들의 삶 속에 스며들어야 할 생활이고 철학이어야 합니다. 이 때문에 한국국학진흥원의 미래 비전은 '정보화'와 '세계화'입니다. 물질만능에 빠진 지구촌의 상처를 인문가치가 중시된 유교를 통해 치유할 수 있도록 세계 속으로 정보를 제공하는 것이야말로 한국국학진흥원의 미래 가치입니다."

충격적 인사였다. 누구도 예상하지 못했던 의외의 인물이었다. 게다가 10개월여 잔여 임기의 원장이다. 이 때문에 인사 뒷말이 무성했다. 하지만 1일 취임과 동시에 만난 신임 이용두(63'사진) 한국국학진흥원장은 이런 우려를 말끔히 씻어내기에 충분했다.

물질만능의 세상에서 파생된 온갖 병폐와 불합리를 치유할 철학으로 거듭나고 있는 '유교'유학'을 연구하는 대표기관인 한국국학진흥원 원장으로 컴퓨터와 정보산업을 전공한 IT 계열 전문가 교수 출신의 인물이 취임한 것은 '전통과 현대, 과거와 미래'의 융'복합이다.

이 원장은 "이제 유학은 정보통신의 힘을 빌려서 스마트폰으로 접하고, 청소년과 아이들이 놀이로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하는 등 생활 속에 스며들도록 해야 합니다. 지구촌 사람들의 정신으로 파고들도록 해야 합니다"라고 했다.

이 원장은 정보화를 통한 세계화를 새로운 화두로 던지고 있다. 이를 위해서는 '안동의 것, 경북의 것'이라는 지금까지 인식의 틀을 벗어야 한다고 강조한다. 우선 경북 23개 시군이 모두 참여할 수 있는 기관으로 만들고, 나아가 국가기관으로 자리 잡을 수 있도록 제도와 위상을 고쳐 나가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국국학진흥원은 몇 년 동안 외형적 위상에 걸맞은 내부적 조직력이 덜 갖춰진 것으로 보입니다. 행정직이 '뼈'라면 연구직은 '피', 계약직은 '살' 입니다. 50여 명의 정규직뿐 아니라 150여 명의 전체 조직원들이 상생하는 길을 마련할 생각입니다."

중앙정부와의 소통도 이 원장에게 숙제다.

"대학교수와 총장 재직 시절 500억~600억원 규모의 각종 국책사업을 유치했던 경험들이 있습니다. 직접적으로 부딪쳐 소통하고 당위성을 설명해 사업비를 확보할 생각입니다. 당연히 전임 김병일 원장을 비롯한 정치권의 도움이 있어야 합니다."

이 원장은 "다양한 문중과 종손 어르신들을 찾아뵙고 소통할 생각"이라며 "특히 국가기관으로 거듭나고 세계화하기 위해서는 전국화하는 문제에 대해서도 많은 고민을 할 각오"라고 전했다.

이 원장은 이색 이력을 갖고 있는 인물이다. 벽진 이씨 문중에서 대종회장을 지냈던 부친의 영향으로 유가의 풍습을 익혀왔다. 모친이 지어준 한복만 10여 벌이다. 그만큼 다양한 유가의 법도를 몸으로 체득했다. 그는 항공대에서 통신전자를 전공했지만 수산대 교수로 배 위에서 생활해온 이력을 갖고 있다.

게다가 대구대 교수 재직 시절에는 '국제컴퓨터엔지니어링'이라는 컴퓨터 회사의 경영 후견인이었다. 이 회사를 통해 대구지역 자동차부품 1차산업 회사들의 초기 전산화를 이끌어 왔다. 특히, 국내 최초로 OMR카드 국산화를 이뤄냈으며 1996년에는 국내에서 최초로 한글 검색엔진인 '까치네'를 개발해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이 원장은 "유교'유학은 일부 유학자나 종손 어르신들만이 안고 갈 유산이 아니다. 젊은이들에게 다양한 방법으로 알리고, 생활 속에 스며들도록 하고, 나아가 세계인들이 현대병을 치유할 수 있는 철학으로 삼을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과거와 현대가 어우러진 한국국학진흥원의 밝은 미래를 만들어보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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