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 사람들은 관광을 겸해 고품질 친환경 대추를 따서 먹는다. 대추를 가공하는 과정도 본다. 직접 느끼고 체험하는 농촌체험프로그램이다. 물론 이 대추농가는 농가를 찾아온 도시 사람들을 통해 새로운 소득원을 찾는다. 요즘 대유행인 '농업 6차산업화 모델'이다.
경산 압량면 강서리 오목천변 '바람햇살농장' 박도한(46) 대표와 서울 토박이 부인 신세영(40) 씨 부부가 농업 6차산업화 모델의 주인공들이다. 이들은 영국 유학 중 만나 결혼한 뒤 사업을 하다 박 대표의 아버지가 돌아가신 후 농장을 이어받을 사람이 마땅하지 않자 자연스럽게 2002년 귀농했다.
박 대표는 영국에 머물 때 도시 관광객들이 시골 농장에 찾아와 농작물 수확 체험과 그 농작물로 만든 음식 먹기, 말타기 등을 하면서 편안하게 노는 모습을 보고 언젠가는 자신의 농장에도 이를 적용해보겠다고 생각해 오다 2010년 '꿈'을 실현하게 됐다.
2009년 박 대표가 첫 사업을 꿈꿀 당시 경산시농업기술센터 김상해'이상정 씨가 박 대표에게 큰 도움을 줬다. 농촌체험 프로그램에 관한 아이디어를 공유하고 농장 내에 있는 한옥을 수리해 농촌체험장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도움을 주었다.
2010년 30명을 모아 농촌체험프로그램을 시작했다. 도시 사람들을 '모셔와' 박 대표가 정성을 다해 생산한 친환경 대추를 직접 따게 하고 맛을 보여줬다. 대추즙도 시식하게 하고, 한옥에서 숙박을 하도록 했다.
"처음에는 도시 사람들을 유치해 대추 따기 농촌체험만 하니 재미없어했어요. 그래서 관광을 접목시켰습니다. 경산의 시립박물관과 갓바위 등 관광지는 물론 인근 다른 농장를 방문하도록 하고, 저녁에는 시골 밥상으로 저녁을 먹고 한옥 앞 특설무대에서 다양한 국악공연을 감상하는 프로그램을 보강했죠. 노력 덕분에 이제는 연간 1천 명 이상의 체험객이 방문합니다."(박 대표)
박 대표의 부인 신 씨는 '경산댁의 사는 이야기'라는 블로그와 인터넷 홈페이지, 트위터 등을 적극 활용해 남편이 생산한 친환경 대추를 알리는 것은 물론 한식조리사와 바리스타 자격증까지 따 체험객들에게 맛있는 요리를 제공한다.
바람햇살농장은 친환경인증을 받았고, 한국관광공사로부터 전국의 농장으로는 처음으로 한옥스테이로 지정받았다. 또 지난해에는 제6차산업화 우수사례 경진대회에서 금상을, 최근에는 농림축산식품부로부터 우수체험농장 인증을 받는 등 유명세를 타고 있다.
농림축산식품부 농촌 알리기 여행 프로그램 '해피버스데이'(Happy Busday) 참가자로 서울에서 바람햇살농장을 찾은 신충진(57)'박정숙(54) 씨 부부는 "경산시립박물관과 삼성현역사문화공원을 보면서 경산의 역사와 문화를 알게 됐고, 이 농장에서 친환경 대추를 직접 따고 대추인절미와 대추약밥 만들기를 하며 재미를 느꼈다. 이 농장 내 한옥체험관에서 시골 밥상으로 저녁을 먹고 다양한 국악공연을 감상하는 이색적인 체험을 통해 아름다운 추억을 만들어 너무나 행복했다"고 말했다.
박 대표는 "우리 농장과 경산을 체험관광하고 돌아간 도시민들이 우리 농장 대추를 재구매하는 경우가 많다"면서 "우리 농장의 성공 요인은 40년 전통의 고품질 대추생산 기술과 끊임없는 교육, 체험 행사를 통한 입소문과 인터넷 홍보전략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는 농장체험프로그램에 참여했던 사람들의 입소문을 타고 최근에 50t의 납품 의뢰 및 계약을 했다. 평소에도 이 농장에서 생산하는 대추는 연간 주문량의 20% 정도에 불과해 나머지 80% 정도는 이웃 농가의 대추로 채울 수밖에 없다. 관광체험농장프로그램을 통해 자신의 농장은 물론 이웃 농가도 함께 잘사는 농촌을 만들어 가는 것이 박 대표가 지향하는 농촌의 모습이다.
댓글 많은 뉴스
문재인 "정치탄압"…뇌물죄 수사검사 공수처에 고발
홍준표, 정계은퇴 후 탈당까지…"정치 안한다, 내 역할 없어"
[매일문예광장] (詩) 그가 출장에서 돌아오는 날 / 박숙이
대법, 이재명 '선거법 위반' 파기환송…"골프발언, 허위사실공표"
세 번째 대권 도전마저…홍준표 정계 은퇴 선언, 향후 행보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