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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고부] 이순신대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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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에서 교량 건설의 최전성기는 1930년대다. 뉴저지와 뉴욕 맨해튼을 잇는 조지 워싱턴교(1931)와 오클랜드 베이 브리지(1936), 골든게이트 브리지(금문교'1937)가 완공되면서다. 조지 워싱턴교와 금문교는 경간이 1㎞를 넘는 현수교였다. 오클랜드와 샌프란시스코를 잇는 베이 브리지는 교량 길이가 7.18㎞에 이르고 대공황기 당시 7천500만 달러라는 엄청난 공사비가 드는 등 숱한 화제를 뿌렸다.

하지만 미국 교량의 전성기는 갑작스럽게 막을 내렸다. 1940년 7월 워싱턴주의 타코마 다리가 준공 4개월 만에 붕괴되면서다. 좁은 해협에 세워진 타코마 다리는 양쪽 주탑을 연결한 케이블에 상판을 고정한 현수교(길이 853m)로 초속 53m의 강풍에도 견딜 수 있도록 설계된 다리였다. 11월 7일 오전 초속 19m의 바람에도 다리가 이리저리 흔들리고 상판이 엿가락처럼 휘더니 무너졌다.

사고 진상조사위원회는 '상판이 무겁고 두꺼운 기존 현수교와 달리 얇고 가볍게 만든 탓에 바람에 의해 계속 쌓인 진동 에너지를 견디지 못했다'고 보고했다. 결국 바람 자체의 힘이 아니라 바람이 만들어내는 진동을 설계에 고려하지 않아 붕괴됐다는 결론이다. 사고 이후 타코마 다리는 공기역학적인 측면까지 충분히 고려해 1950년 새로 건설됐다.

국내 최장 현수교로 2012년 개통한 여수 이순신대교에서 26일 심하게 흔들리는 현상이 발생해 차량 운행이 전면 통제됐다. 이날 오후 다리가 심하게 흔들린다는 신고가 잇따라 여수소방서가 현장을 즉각 통제해 다행히 피해는 없었다. 온라인에서는 "마치 파도 타는 기분이 들 정도로 어지러웠다"는 목격담이 쏟아졌지만 당시 바람세기는 초속 3m의 약풍으로 나타났다.

여수와 광양을 잇는 길이 2.26㎞의 이순신대교는 2개의 주탑 높이가 270m로 현수교 콘크리트 주탑으로는 세계 최고 높이다. 케이블을 지탱하는 두 개의 주탑 간격을 1천545m로 만든 것은 이순신 장군이 태어난 해인 1545년을 기념한 것이다. 규모 6.5의 대형 지진과 태풍 매미보다 더 센 강풍에도 견디게 설계된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약한 바람에도 다리가 심하게 흔들리고 통행에 불안감을 주고 있다는 점에서 설계상 문제점이나 부실시공 여부 등을 꼼꼼히 따져봐야 한다. 당국의 철저한 원인 규명과 안전 조치가 시급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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