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젊은이들이 생각하는 김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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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대 "점점 맛있어지네~"

"김치 하나만 있어도 밥 한 공기를 뚝딱 비웠다."

예전에는 정말 그랬다. 먹을 것이 풍족하지 않던 시절에는 밥반찬으로서의 김치는 절대적인 위상을 자랑했다. 밥상 위에 반찬이 늘어난 요즘, 젊은 사람들의 머릿속에는 김치는 '있으면 먹고 없어도 굳이 섭섭하지는 않은 존재'로 인식되고 있다. 그래서 20, 30대들에게 김치에 대한 생각을 물어봤다. 이들의 이야기를 들어봤더니 젊은 사람들 또한 김치를 좋아하지만 김치의 위상이 예전처럼 절대적이지는 않았다.

자취를 하는 전모(24) 씨에게 김치는 조금 불편한 존재다. 식료품점이나 마트에서 김치 한 포기를 사면 처음에는 잘 챙겨 먹다가 어느 순간부터는 김치를 꺼내 먹는 일이 점점 줄어들다 나중에는 그냥 냉장고 속에 '고이 모셔져 있는' 상태가 된다는 것이다. 그러다 보면 김치는 시다 못해 '쉰 맛'을 내게 되고 결국 음식물쓰레기통으로 직행한다는 것이다. 전 씨는 "집에서 밥을 챙겨 먹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보니 김치는 눈에 보이면 먹고 꺼내기 귀찮으면 그냥 둔다"고 말했다. 그래서 전 씨에게 김치는 "사 먹기엔 돈이 아깝고 안 먹자니 뭔가 아쉬운 음식"이라고 했다.

대학교 기숙사 식당에서 매일 아침을 해결하는 김모(22) 씨는 식판에 반찬을 담을 때 굳이 김치를 챙겨 담지 않는다. 맛있는 반찬이 있을 때는 김치 생각은 그다지 나지 않는다는 것이다. 게다가 샐러드나 다른 장아찌나 나물 종류도 잘 나오기 때문에 굳이 김치만으로 채소를 섭취할 필요를 느끼지 못한다는 것이다. 김 씨는 "김치를 매끼 챙겨 먹어야 하는 반찬이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다"며 "우리 세대는 김치라는 음식이 절대적인 음식은 아닌 것 같다"고 말했다.

재미있는 것은 사회생활을 시작하는 20대 후반이나 30대 초반이 되면 김치가 점점 '맛있는 음식'으로 느껴진다는 것이다. 정의혁(31) 씨는 평소 집에서 김치로 만든 음식을 자주 해먹는 편이어서 김치가 없으면 밥 먹기가 조금 힘들 때가 있다. 정 씨는 "외식할 때 양식류의 음식을 먹다 보면 자연스럽게 김치를 찾는다"고 말했다. 정 씨는 "예전에는 김치가 '모든 반찬의 중심'이라 여겼었는데 요즘 주변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김치는 '수많은 반찬 중 하나'로 인식되는 경향이 강해 김치의 위상이 예전 같지 않음을 실감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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