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가 활력을 잃고 있다. 내실은 없이 허우대만 멀쩡하다. 1월 기준 역대 최대 경상수지 흑자를 기록했지만 수입 감소 때문에 기록한 '불황형 흑자'였다. 수입은 물론 수출도 크게 줄어 5년 4개월 만에 감소폭이 가장 컸다. 경기침체를 벗어나기 위해서는 보다 파격적인 조치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곳곳에서 나오고 있다.
한국은행의 2일 발표에 따르면 올해 1월 경상수지는 69억달러 흑자를 기록했다. 1월 기준 역대 최고 수준의 실적이다. 수출 증가가 아니라 수입 감소가 더 크게 작용한 탓이다.
구체적으로 수출은 455억2천만달러로 지난해 1월보다 10% 줄었다. 품목별(통관 기준)로는 석유제품(-40.8%), 가전제품(-16.2%), 화공품(-10.2%) 순으로 수출 감소폭이 컸다. 특히 유가 하락의 영향으로 석유화학제품의 수출이 매우 부진했다.
수입 역시 384억3천만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6.9%나 감소했다. 품목별로는 석유제품(-51.2%), 원유(-41.3%), 가스(-21.3%) 순으로 크게 줄었다.
수출입 감소폭이 이처럼 커진 것은 지난 2009년 9월 이후 5년 4개월 만에 처음이다. 당시 수입은 22.8%, 수출은 17.3% 줄었다.
경상수지는 지난 2012년 3월 이후 35개월째 흑자를 기록 중이다. 한국은행은 이런 추세라면 올해 경상수지 흑자 규모가 사상 최대치인 940억달러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지난해 경상수지 흑자는 892억달러였다.
하지만 국민들의 살림살이는 전혀 나아지지 않고 있다. 이른바 불황형 흑자 구조가 고착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1월의 국내 수출입 가운데 석유화학제품을 제외하면 수출은 6.6%, 수입은 5% 늘었다. 국내 기업의 국제 경쟁력과 상관없이 저유가와 내수 부진 탓에 경상수지 흑자 기조가 유지되고 있는 상황이다. 전문가들은 내수가 최악인 상황에서 35개월째 경상수지가 흑자인 것은 불황형 흑자가 확대되고 있는 상황으로 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임진균 IBK투자증권 고객상품센터장은 "내수와 수출 부진이 동시에 진행되고 있다"며 "경기에 활력을 불어넣을 수 있는 파격적인 조치가 필요한 상황"이라고 했다. 경제 전문가들은 가계소득 향상 등 내수 진작을 위한 구체적이고 획기적인 정책이 필요하다고 주문하고 있다.
유광준 기자 june@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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