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중국어, 100일의 도전] 12)물건 구매하기

상인'손님 역할 맡아 흥정 연습…이젠 쇼핑 자신감

이달 10일에는 물건 사는 법을 배웠다. 짝꿍끼리 한 사람은 가게 주인이 되고 한 사람은 손님이 돼 물건을 사고파는 대화를 나눴다. 가격을 깎는 상황도 연출했다. 가장 기본적인 일상의 대화지만 중국어를 하나둘 배워간다는 뿌듯함이 밀려왔다. '이런 실력으로 손짓 발짓 하지 않고 가게에서 물건을 살 수 있을까?' '자신은 없지만 시도는 해볼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과 함께 닥치면 할 수 있을 것 같은 자신감도 들었다. 중국에서는 아직 무게 단위가 킬로그램(㎏)이 아닌 근(斤)을 사용하는 것을 배웠다. 그리고 한 근이 600g이 아닌 500g이라는 것도 알았다.

이날 드디어 책 한 권을 뗐다. 중국어를 배우기 시작한 지 두 달 만의 일이다. 발음부터 시작해 성조, 문법, 그리고 간자체 읽기 등을 잘 견뎌내고 이제 인사와 함께 간단한 말을 나눌 정도가 됐다. 다들 뿌듯해 하는 것 같았다.

이런 기쁨도 잠시. 방민아 선생이 시험을 치겠다고 했다. '헐~.' 수강생들은 '책 한 권을 뗐으니 책거리라도 해야 되지 않겠나' 하고 있는데 시험이라니. 방 선생은 지금까지 배운 모든 것에 대한 평가를 하겠다고 했다. 평소 쳤던 쪽지 시험과는 다른 시험이라고 했다. 듣기부터 시작해 문장 완성하기, 받아쓰기, 마지막으로 작문까지 종합적으로 평가하겠다는 것이다. 중국여행권이 걸려 있기 때문에 다들 성적에 민감하다. '어떤 형태로 나오느냐', '몇 문제나 출제되느냐', '난이도는?' 등 꼬치꼬치 캐묻는다. 어쨌든 책 한 권을 다 뗐다고 생각하니 지식이 쑥쑥 자라나는 기분이다.

12일 수업. 또 쪽지 시험을 쳤다. 시험의 연속이지만 이제는 단어와 간단한 작문을 하는 쪽지 시험 정도는 그냥 넘어간다. 관심은 화요일에 있을 종합평가에 가 있다. 또다시 출제 경향에 대해 캐묻는다. 방 선생은 "30문제로, 제대로 공부한 사람이라면 그다지 어렵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김현지 씨가 화이트데이를 앞두고 초콜릿 한 보따리를 사와 풀었다. 입에 달콤한 초콜릿이 들어가니 행복해진다. 시험 때문에 몹시나 긴장해 있는 터에 입이 행복하니 기분까지 좋아진다. 이날은 두 번째 책으로 공부했다. 첫 권에 비해 단어가 많고 문법이 더 복잡하다. 특히 본문에 병음이 표기돼 있지 않아 단어를 모르면 읽기조차 어렵다. 그러나 수강생들의 관심은 종합시험에 가 있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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