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주목 이책!] 천 개의 바람이 된 당신에게 보내는 편지

천 개의 바람이 된 당신에게 보내는 편지/천 개의 바람 편지 프로젝트 지음/이진아 엮음/로크미디어 펴냄

지난해 온 국민을 비롯해 전 세계적으로 큰 상처를 남긴 세월호 참사 1주기가 코앞이다. 남은 자와 떠나간 자의 경계는 없고, 천 개의 바람만이 우리를 감쌀 뿐이다.

이 책은 미국 9'11테러 1주기에 낭독되고 팝페라 테너 임형주가 추모곡으로 불러 우리에게 잘 알려진 노래 '천 개의 바람이 되어'를 모티브로 만들어진 책이다. 특히 한국어판은 세상을 떠난 사람들에게 남은 사람이 보내는 마음의 편지에 고(故) 이석주 선생님의 아름다운 사진이 더해져 더욱 특별한 의미를 가진다.

이 책에는 오랜 시간을 함께하다 먼저 떠난 남편에게 감사의 인사를 전하는 아내를 비롯해, 오랜 투병 끝에 가족을 떠나보내게 된 사연, 태어나 두 시간 만에 떠나보내야 했던 내 아이 등등 떠나간 이들과 함께한 추억을 감사히 생각하며 남은 인생을 헛되이 보내지 않겠다는 남은 사람의 속삭임이 아름답게 그려져 있다. 사랑하는 사람을 잃고 어떻게 살아가야 할지, 혹은 사랑하는 사람을 떠나보내고 어떻게 극복하며 살아가고 있는지를 153편의 편지로 보여준다.

우리 주위에는 소중한 사람을 잃고 아픔을 겪고 있는 사람들이 아직도 많이 있다. 떠난 이의 흔적을 발견할 때마다 마음이 쿵하고 내려앉으면서 아픔을 떠올리지 않으려 애쓰게 된다. 차마 직접 전하지 못했던 많은 말들을, 많은 추억을, 한 통의 편지에 담고 있는 이 책은 그런 사람들의 애달픈 눈물을 닦아줄 것이다.

그렇다고 상실의 아픔만을 이야기하는 것이 아니다. 이 책을 덮는 순간 떠오르는 사람이 있다면 주저 말고 감사와 사랑의 마음을 전해보면 어떨까? 388쪽, 1만2천800원.

한윤조 기자 cgdream@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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