넓은 집과 아름다운 아내, 착한 아들. 그린 듯한 가정을 지닌 료타는 직장에서도 성공 가도를 달리고 있는 남부럽지 않은 인생을 살고 있는 남자다. 그러던 어느 날 아들 케이타를 낳은 병원에서 연락을 받는다. 6년 전 케이타가 태어난 날, 병원의 착오로 인해 같은 날 태어난 두 아이가 뒤바뀌었다는 것이다. 그동안 키워온 아들이 친자가 아니라는 사실에 망연자실한 료타 부부에게 병원은 일단 두 아이를 바꿔서 서로 친부모와 함께 지내보자는 제안을 한다. 그러나 료타의 친아들인 류세이를 키운 부모는 료타 부부와는 정반대의 성격을 지닌 사람들이었고, 사고방식도 생활환경도 전혀 다른 부모에게서 자란 자신의 친아들은 료타에게 낯설기만 하다. 돌이켜보면 자신과 닮지 않은 성격을 가졌던 케이타를 떠올리면서, 자신이 아들로 받아들여야 하는 쪽은 누구인지 혼란스러운 료타. 그런 료타의 반응에 상처 입은 아내 미도리와의 갈등이 생겨나고, 료타가 모르는 곳에서 케이타의 마음도 다치게 된다.
이 영화는 '걸어도 걸어도' '진짜로 일어날지도 몰라, 기적'에 이은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의 또 하나의 가족에 대한 이야기다. 료타에게 일어난 생각지도 못한 사건은 현재 그가 취해야 할 행동뿐만 아니라 과거 자신의 모습까지 되돌아보게 하는 계기가 된다. 가족이라는 것은 규정되는 것이 아니라 이해하고 이해받는 것임을 두 가족을 통해 보여주는 영화다.
2004년 일본의 소년 야기라 유야에게 칸 영화제 남우주연상을 안긴 작품 '아무도 모른다'로 전 세계 영화팬들에게 놀라움을 준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은 이 영화를 통해 2013년 칸 영화제 심사위원상을 받았다. 러닝타임 121분.
한윤조 기자 cgdream@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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