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원금 함께 갚기 부담…안심전환대출 포기 속출

은행마다 신청자 10% 취소…1%대 모기지 상품 내달 출시

안심전환대출을 신청했다가 포기하는 신청자가 속출하고 있다. 종전에 이자만 갚던 채무자들이 원금도 함께 갚아야 하는 부담을 감당하기 힘든데다 이자가 더 낮아진다는 소식도 들리기 때문이다.

10일 대구은행을 비롯한 신한'국민'하나'우리 등 은행들에 따르면, 안심전환대출을 신청했다가 포기한 비율은 은행별로 10% 안팎으로 확인됐다. 이에 따라 총 신청금액도 3조~4조원가량 감소해 최종 규모는 20조원 후반에서 30조원 초반대인 것으로 추정된다.

대구은행 관계자는 "관련 문의가 꾸준히 들어오고 있다. 원금 상환에 대한 부담감 때문에 포기하겠다는 의사를 밝혀오는 고객들이 많다"고 했다. 농협은행 관계자는 "묻지마식으로 신청했다가 기존 대출과 관련된 여러 혜택을 포기할 수 없어서 전환대출을 포기하는 고객도 적잖다"고 했다.

안심전환대출 포기자는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추가 인하 가능성' 소식이 전해지는데다 안심전환대출에 밀려 출시가 지연됐던 연 1%대 수익공유형 모기지(주택 구입자금을 저리로 빌려주는 대신 처분 이익을 공유하는 금융상품)가 내달 출시되기 때문이다.

10일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수익공유형 모기지 취급기관인 우리은행은 다음 달 중 이 상품을 내놓을 계획이다. 집이 없거나 한 채만 있는 사람에게 연1%대의 금리(시중금리보다 1%포인트 낮은 수준)로 집값의 최고 70%를 대출해주는 상품으로 안심전환대출의 인기가 높아 출시가 연기됐다.

게다가 한국은행이 3분기 중으로 기준금리를 1.50%로 재인하할 것이라는 전망들이 경제계 안팎에서 속속 나오고 있다. 정부가 엔저현상에 따른 수출 경쟁력 약화에 대비하고, 건실하고 안정적인 경제성장을 위해 낮은 물가상승 기조를 유지할 것이라는 전망에서다.

대구 수성구에 살고 있는 직장인 남정숙(44) 씨는 "안심전환대출 신청 후 원금 상환 부담 때문에 고민이 많았다. 추가 금리 인하 소식도 있어서 아쉽지만 포기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안심전환대출은 '변동금리 또는 이자만 내는 만기일시상환 대출'을 '고정금리이면서 원금을 나눠 갚는 분할상환 대출'로 전환해주는 상품으로, 지난 3월 24일 출시되면서 연 2.53~2.65%의 싼 금리로 인기를 끌면서 두 차례에 걸쳐 전국적으로 약 34만 명 정도가 기존의 대출을 변경하고 안심 전환대출을 선택했다.

최창희 기자 cchee@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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