삭막한 회색의 담벼락, 비좁은 이면도로, 인도를 점령한 승용차들. 산업 변화에 뒤처지는 영세업체들. '공단' 하면 떠오르는 이미지이자 대구의 30~40년 된 낡은 산업단지가 떠안은 공통된 고민거리다. 대구시는 이런 해묵은 문제 해결을 위해 산업단지들과 함께 리모델링을 추진한다.
시는 국토교통부'산업통상자원부가 공동 시행하는 '노후 산단 경쟁력 강화 공모사업'에 서대구, 성서1'2차, 염색 산업단지 3곳을 이달 22일까지 신청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 사업은 20년 이상 지난 국가'일반산업단지 중 올해 전국 11곳을 선정할 예정이다. 공모 유형은 재생사업, 혁신사업, 공동사업 등 3개로, 선정이 되면 국비를 확보할 수 있는 길이 열린다. 결과는 6월 중 발표될 예정이다.
서대구산단은 큰 섬유업체들이 역외로 이전하면서 공동화현상을 겪고 있다. 남은 업체 중에는 하청 위주의 영세기업이나 도금'염색 등 이른바 공해 업종들이 상당수다. 섬유 경기가 침체하면서 자동차'기계 등으로 업종을 바꾸는 등 산단으로서의 경쟁력을 잃어가고 있다.
(사)서대구산업단지협회 권혁도 전무이사는 "서대구 KTX역사가 조성되면 젊은 근로자들을 끌어들이도록 산단의 근무환경 조성이나 유통'서비스'웰케어 융복합 산업 등으로의 업종 전환이 필요하다"며 "이를 위한 시험인증센터나 연구소 등 '앵커시설'이 들어서야 한다"고 했다.
서대구산단의 리모델링 전망은 밝은 편이다. 국토부는 서대구산단을 재생사업 시범지구로 지정(2013년)한 데 이어 12일 이곳에 첨단섬유산업 위주의 '신소재 융복합 콤플렉스'(서구 중리동 일대 4만㎡) 부지를 조성하고자 오는 7월까지 타당성조사를 진행하고 연내 보상에 착수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성서1'2차산단과 염색산단은 주차장, 근로자 복지시설 등 취약한 기반 시설이 약점으로 꼽힌다.
성서산단 관계자는 "주차장 부족난이 가장 심각하다. 이면도로는 비교적 잘 갖춰져 있지만, 순환버스를 운행해도 자가용 출근자가 워낙 많다 보니 컨테이너 차량 운행에도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공영주차장 확보가 시급하고, 장기적으로 업무 집적 빌딩과 기숙사, 직장어린이집 등이 필요하다"고 했다.
염색산단 환경도 열악한 형편이다. 특히 지난해 서대구산단이 '재생사업지구', 성서1'2차 산단이 '혁신산업단지'로 각각 지정됐지만 염색산단은 이런 관심에서 떨어져 있다.
염색산단 관계자는 "부족한 주차장을 확충하고 업체들이 보관에 어려움을 겪는 부피 큰 원단을 적재할 수 있는 공동물류센터 조성이 절실하다. 은행 같은 업무 지원 인프라도 태부족인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최병고 기자 cbg@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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