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신망 두터워 뽑았는데…관리비 6천만원 횡령한 입주민 대표

수성구 모 아파트 주민인 A(50) 씨는 지난해 2월 공석이 된 입주자 대표에 뽑혔다. 전임 입주자 대표와 관리소장이 관리비 횡령 혐의로 경찰에 입건되자 주민들은 평소 신망이 두텁던 A씨를 대표로 선임했다.

하지만 입주자 대표로 뽑힌 지 한 달만인 3월 중순 A씨는 아파트 관리비 중 3개 시중은행에 정기예금으로 예치돼 있던 장기수선충당금 2천700여만원을 가로챘다. 통상 관리소장이 정기예금통장을 갖고 있고, 입주자 대표가 도장을 소지하면서 서로 견제했지만 당시에는 관리소장이 공석인 탓에 A씨가 도장과 통장을 모두 갖고 있었다.

A씨의 범행은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지난해 4월 아파트 승강기 공사를 한 뒤 공사비 명목으로 5천여만원을 찾아서 3천200만원을 빼돌렸다. 대형 트럭 판매업자인 A씨는 이 돈으로 중고 트럭을 사는 데 사용했다. 경찰 관계자는 "중고 트럭 소유자에게 새 트럭을 판매하는 대신 A씨가 해당 중고 트럭을 구입해 다른 사람에게 판매해 왔다"며 "횡령한 돈을 중고차 매입자금으로 사용했다"고 밝혔다.

아파트 주민들 누구도 이런 사실을 몰랐다. 관리사무소 감사가 지난해 A씨에게 관리비 사용 내역을 공개하라고 요구했으나 응하지 않았다. 경찰은 해당 아파트의 관리비 사용에 문제가 있다는 첩보를 바탕으로 수사를 진행해 A씨의 횡령 사실을 밝혀냈고 2일 구속했다. 이창환 기자 lc156@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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