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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일본, 한국의 메르스 대응에 불만…한국 여행객 검역 강화 실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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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일본, 한국의 메르스 대응에 불만…한국 여행객 검역 강화 실시

한국의 허술한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대응이 중국과 일본까지 긴장시키고 있다. 중국과 일본 정부는 한국의 메르스 대응에 불만을 품고 한국에서 온 여행객에 대한 검역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아사히신문은 일본 후생노동성이 중동뿐 아니라 한국에서 입국한 이들에 대해서도 공항 검역을 실시하는 걸 검토 중이라면서 "한국에서 메르스 감염이 급속히 확산된 데 대해 비판이 높아지고 있다"고 2일 보도했다.

중동에서 들어온 입국자에 대해서만 발열 등의 검사와 상담을 진행했던 일본 정부가 한국에서 머물다 온 여행객에 대한 검역을 강화하는 건 한국의 메르스 대응에 대한 불신을 간접적으로 표출한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현재 일본 정부는 한국의 메르스 상황을 주시하며 일본 내 환자 발생에 대비하고 있다. 이와 관련해 일본 정부 대변인인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관방장관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한국 내 메르스 감염자 및 사망자 발생 보도에 대해 "당연히 주시하고 있다"며 "후생노동성은 의료 기관 및 검역소에서 메르스 감염 의심 환자가 발생한 경우의 대응에 대해 각 지방자치단체 및 검역소에 지시를 내리고 있다"고 밝혔다.

스가 장관은 "한층 대책을 강화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라며 "외무성은 방한 일본인 및 한국 내 일본인 거주자의 안전 확보 차원에서 정보를 수집하고 제공했다. 후생노동성과 외무성을 중심으로 대책을 확실히 시행하겠다"고 말했다.

중국과 홍콩의 여론은 훨씬 싸늘하다. 홍콩 당국은 대놓고 한국정부의 메르스 대응을 비판하고 나섰다. 렁팅훙(梁挺雄) 홍콩 위생방호센터 총감은 홍콩을 경유해 중국으로 출장을 간 한국인 K씨가 메르스 확진 판정을 받은 것과 관련, 지난 1일 "한국 정부에 K씨를 현지 치료한 두 의료시설에 대한 정보를 제공해달라고 수차례 요청했지만 아직까지 답이 없다"면서 한국에서 입국하는 모든 여행객을 상대로 메르스 관리를 강화했다고 말했다.

홍콩에선 메르스 감염 의심자의 출국을 방치한 한국 당국을 비판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홍콩 봉황망(鳳凰網)이 메르스 사태와 관련해 네티즌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응답자 중 80% 이상이 K씨가 중국으로 출장을 간 데 대해 "한국정부의 중대한 실수이고 마땅히 해명해야 한다"고 응답했다.

중국 중앙정부도 메르스 방역체계를 강화하고 나섰다. 신경보(新京報)에 따르면 현재 중국 국가질량감독검사검역총국과 국가위생계획생육위원회 등 관련 기관이 메르스 대응과 관련한 공동 문서를 하부 기관에 발송했다. 중앙정부가 본격적인 방역체계 강화 준비에 착수한 것으로 한국의 메르스 상황이 심상찮다고 판단했다는 신호로 해석할 수 있다.

한국의 메르스 사태에 공포심을 느끼는 중국인 관광객들은 한국 여행을 연이어 취소하고 있다. 하나투어에 따르면 4~11일 패키지여행 상품을 이용해 베이징(北京)과 상하이(上海)에서 출발해 한국에 입국할 예정이었던 중국인 300여명이 예약을 취소했다. 다른 여행사에도 취소 사례가 상당히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뉴미디어부01 maeil01@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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