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와 예의 고장'으로 널리 알려진 의성에는 천년 고찰 고운사와 조선 사대부들이 살았던 점곡면 사촌마을, 구름도 쉬어가는 금성면 산운마을 등 화려하면서도 때묻지 않은 관광지들이 즐비하다. 아울러 문화유적의 보고인 금성권역에는 얼음골로 유명한 빙계계곡군립공원과 부족국가로 신라에 통합된 조문국 사적지와 조문국박물관, 공룡발자국 화석지 등도 빼놓을 수 없는 관광코스다. 이들 관광지를 모두 둘러보려면 최소 이틀은 족히 걸릴 듯하다. 올여름 휴가는 의성에서 힐링하며 지친 심신을 달래봄이 어떨까.
◆천년 솔향 그윽한 의성 고운사=의성읍에서 안동 방면으로 가로수길을 따라 차로 10분 정도 가다가 단촌면에서 다시 10분 정도 달리면 의성군 단촌면 고운사에 이른다. 산문(山門)에 들어서면 터널처럼 천년 숲길이 펼쳐진다.
일주문까지 이르는 1㎞ 비포장길은 '힐링' 그 자체다. 노송의 솔향기와 산새 소리, 물소리, 바람 소리가 속세의 잡념을 잊게 한다. 고운사는 신라 신문왕 원년(681)에 의상대사가 창건했다고 전해진다.
원래 이름은 고운사(高雲寺)였는데, 신라 말 고운 최치원이 이곳에 머물며 가운루, 우화루를 건립하면서 그의 호를 빌려 고운사(孤雲寺)로 바꾸었다. 일주문과 사천왕문을 지나면 가운루가 눈에 들어온다. 길이 16m, 높이가 13m에 달하는 3쌍의 긴 기둥이 계곡 바닥에서부터 거대한 누를 떠받치고 있다.
고운사는 해동제일지장도량이라 불리는 지장보살 영험 성지로 알려져 있다. 예부터 죽어서 저승에 가면 염라대왕이 "고운사에 다녀왔느냐"고 물었다고 할 정도로 지장보살의 자비하신 풍모는 물론이거니와 명부십대왕은 다른 사찰에서는 보기 어려운 위엄과 정교함을 자랑한다.
일제강점기에는 조선 불교 31총본산의 하나였고, 지금은 조계종 제16교구 본사로 의성, 안동, 영주, 봉화, 영양에 산재하는 60여 사찰을 관장하고 있다. 고운사는 사세가 번창했을 당시에는 366간의 건물에 200여 대중이 상주했던 대도량이었다. 광복 이후 쇠락하면서 많은 사찰 재산이 망실되고 지금은 20여 명의 대중이 상주하는 교구 본사로는 작은 규모의 사찰이다. 고운사에 가면 반드시 봐야 할 볼거리가 하나 있다. 종무소 뒤 만덕당 기둥 옆에 걸터앉아 등운산을 바라보면 둥그런 바가지를 거꾸로 얹어 놓은 듯한 '부용반개형상'(연꽃이 반쯤 핀 형국)을 볼 수 있다. 친절하게도 기둥에 '이곳에 앉아서 등운산을 바라보세요'라는 안내문이 쓰여 있다. 등운산은 가늘고 길게 자란 소나무들이 빽빽하게 우거져 있다.
오래된 숲 속에 있는 고찰은 마음을 편하게 해준다. 그 품에 안겨 파란 하늘을 바라보자. 내 속에 숲이 있고 숲이 나를 품는 것을 알게 될 것이다. 오랜 시간 터를 지켜온 절집 앞에서 두 손을 모아 본다.
최근 산림욕이 좋다는 입소문으로 적잖은 사람들이 심신 수련을 위해 고운사를 찾고 있다. 고운사 화엄문화템플관과 사찰음식전시체험관에는 특색있는 사찰 체험과 심신 수련을 위한 관광객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다.
◆낙단보=의성군 단밀면에 있는 낙단보는 낙동강 살리기 사업 제32공구의 완결판이다. 사업비 1천845억원을 들여 286m(고정보 144.4m, 가동보 141.6m)의 친환경 다기능보와 7.7㎞의 자전거도로, 산책로, 친환경 수변생태공원, 3천㎾ 전력을 생산할 수 있는 소수력발전소 등이 설치됐다.
낙단보의 경관은 '자연은 이롭게, 사람들은 즐거운, 생명이 유익한 생태환경 조성'이라는 주제의 '이락지천'(利樂之天)을 주제로 설계됐다. 외형은 낙동강 3대 정자 중 하나인 관수루(觀水樓)의 처마를 모방해 의성군, 상주시, 구미시 등 3지역의 자연과 역사, 문화가 융합되고 사람이 어우러지는 전통적인 이미지를 연출하도록 했다.
2010년 10월 14일 발파 공사 중 의성군 단밀면 생송리 낙단보 전망대 건립 예정지에서 고려 전기에 조성된 것으로 추정되는 마애보살좌상이 발견되기도 했다. 마애불상이 발견된 수변지역을 불교문화를 특화한 생태공간으로 조성했고, 느티나무 매화나무 등 정자목을 식재하고 옛 낙동나루터 경관을 복원해 전통의 멋과 운치를 느낄 수 있도록 꾸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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