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새 한숨도 못잤다" 바싹 엎드린 유승민

공개적 사과문 직접 작성 "박근혜 정부 성공 원한다 사과 필요하면 더 할수도"

새누리당 유승민 원내대표가 26일 국회 헌정기념관에서 열린 정책자문위원 위촉장 수여식에서 국회법 개정안 파동과 관련, 박근혜 대통령에 대해 공개적으로 사과한 뒤 고개 숙여 인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유승민 새누리당 원내대표는 26일 국회에서 열린 당 정책자문위원 위촉장 수여식에서 "우리 박근혜 대통령께 진심으로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린다"면서 "대통령께서 국정을 헌신적으로 이끌어 나가기 위해 노력하고 계시는데 여당으로서 충분히 뒷받침해 드리지 못한 점에 대해 송구한 마음 금할 길 없다"고 말했다.

유 원내대표는 당청 갈등과 거부권 행사 정국까지 야기한 국회법 개정안 파동과 관련, 박 대통령에게 공개적으로 사과의 뜻을 밝혔다.

전날 의원총회와 국회 본회의 등으로 오후 11시 넘어 귀가했던 유 원내대표는 이날 아침 일찍 국회 의원회관 내 자신의 사무실로 출근, 숙고를 거쳐 '사과문'을 직접 작성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밤새 한숨도 못 잤다"면서 "대통령께서도 저희에게 마음을 푸시고, 마음을 열어주시길 기대한다"며 '용서'를 간청하기도 했다.

다음은 유 원내대표의 '사과문' 발언 요지.

◆정부 여당이 국민께 걱정 끼쳐 송구=어제 오늘 뉴스를 보고 많이들 놀라시고 충격받으셨을 줄 안다. 대통령께서 어제 국무회의에서 매우 강한 말씀으로 정치권을 비판하셨고 또 여당 원내대표인 저에 대해서도 질책의 말씀을 하셨다.

우선 국민 여러분께 참으로 송구스럽단 말씀을 드린다. 그 경위가 어떻게 되었든 나라와 국민을 위해 한 몸으로 일하고 비상한 시국에 국민의 걱정을 덜어 드려야 할 정부 여당이 국민께서 오히려 걱정하게 한 점에 대해 참으로 송구하단 말을 올린다.

◆노력이 부족하지는 않았는지 되돌아보게 된다=원내대표 취임 후 지난 4개월 남짓한 기간 제가 가장 노력을 기울인 점은 훗날 박근혜정부의 개혁 과제로 길이 남을 공무원연금 개혁이었다. 어떻게든 공무원연금 개혁을 꼭 이뤄내 이 정부의 개혁 성과로 남겨야 하겠다는 생각은 저나 우리 당 대표님, 국회의원 모두의 진심이었다. 대통령께서도 100% 만족스럽지는 못하셨지만 공무원연금 개혁 법안의 국회 통과를 가장 절실히 원하셨던 것으로 믿었다. 우리 국회의 사정상 야당이 반대하면 꼼짝할 수 없는 현실 속에서 최선을 다했다 생각하지만 제 노력이 부족하지는 않았는지 되돌아보게 된다.

◆박근혜정부 성공 누구보다 간절하게 바란다=박근혜정부의 성공만이 이 나라가 잘되는 길이다. 김무성 대표와 새누리당 의원 전원이 새로운 마음으로 힘을 합쳐 박근혜정부의 성공을 위해 노력하겠다.

저도 어제 상당히 놀랐고, 충격을 받았다. 일단은 경색된 관계부터 푸는 게 중요한 문제이고, 그걸 푸는 데 제가 대통령께 죄송하다고 말씀을 드리는 게 필요하다면 더 할 수도 있다. 대통령의 탈당에 대해서 저는 들어본 적도 없고, 그럴 리도 없고, 그래서도 안 된다고 생각한다. 모현철 기자 momo@msne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