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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 칼럼] 관심 필요한 세계군인체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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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는 6'25전쟁의 아픔을 여전히 안은 분단국가다. 세월이 많이 흘렀지만 6'25전쟁에 참전한 생존 유공자는 아직도 15만여 명이나 된다.

한국 사회에서 군 문제는 언제나 핫 이슈다. 국가를 이끄는 정치인들과 그 자제가 군 복무를 어떻게 했느냐는 국민의 관심사로 그들의 정치적인 운명을 좌우하고 있다. 요즘은 징병검사자 가운데 90%가 현역 대상자이기에 상대적 박탈감이 덜하지만 20, 30년 전만 해도 이런저런 이유로 군대에 가지 않는 사람이 많았다. 소위 배경 있는 사람들과 그 자제들은 다양한 방법으로 정상적인 현역 복무를 피할 수 있었다. 그러했기에 정치계 등 현재 우리 사회의 핵심 지도자나 여론 주도층에는 군 복무를 정상적으로 한 사람이 많지 않다.

군대 이야기 속에서 빠지지 않는 게 축구 경기를 하고 태권도(각종 무술 포함)를 한 것이다. 구보, 행군도 일상사였기에 많은 일화를 전한다. 이런 활동은 훈련이란 말로 군대 체육이다.

'군대에서 축구 경기를 한 얘기'를 여자들이 가장 싫어한다고 하듯, 군 복무를 제대로 한 남자들은 훈련한 것을 머리에서 지울 수 없다. 거창한 국가관을 가지지 않았더라도 온몸을 불태워 체력을 단련한 것은 피 끓는 젊은 시절의 추억이다.

그런데 국민의 관심사에서 벗어난 군대 얘기가 있다. 2015 경북문경 세계군인체육대회다. 이 대회는 올 10월 2일부터 11일까지 문경 국군체육부대 등 대구경북에서 열린다. 문경'포항'김천'안동'영주'영천'상주'예천 등 경북지역 8개 시'군에서 열리지만 사격의 일부 세부 종목은 대구사격장에서 진행된다.

조금만 관심을 둬보면 꽤 재미있는 국제종합체육대회(육상 등 24개 종목)인데, 다른 국제종합체육대회와 비교하면 정부와 국민의 관심이 부족하다. 대회를 주관하는 국방부(2015 세계군인체육대회 조직위원회)가 예산 부족으로 홍보를 등한시하면서 국민 대다수는 대회 개최 자체를 모른다.

이 대회를 유치한 경상북도와 문경시 등 자치단체는 부족한 예산을 쪼개 대회 준비에 힘을 쏟고 있지만 개최지에 돌아오는 기대 효과가 없다며 잔뜩 볼메어 있다. 여기에 지자체의 각종 기관'단체도 부수적인 기대 효과가 보이지 않자 비난 일색이다.

하지만 우리는 이 대회를 기존의 체육대회와는 다른 시각으로 봐야 한다. 이 대회가 지닌 의미와 대회를 통해 거둘 수 있는 효과를 생각해 정부와 지자체, 개최지 주민들은 지원에 나서야 한다.

이 대회는 세계 평화를 기치로 군인들이 무기가 아닌 스포츠로 실력을 겨루며 우정을 쌓는 무대다. 이 대회를 통해 얻는 기대 효과는 다른 체육대회와는 다르다. 대회 준비를 통한 지역 경제 활성화와 인력 창출, 참가 선수단이 경기장 안팎에서 뿌리는 돈 등 경제적인 효과만으로 이 대회의 가치를 평가할 수 없다.

이 대회는 분단국가로 세계 평화를 추구하는 우리나라 국격(國格)의 수준을 전 세계에 보이는 아주 좋은 기회이다. 1995년 출범해 4년 주기로 제6회를 맞는 올 대회에는 100여 개국에서 8천700여 명의 선수단이 참가한다. 북한의 대회 참가 여부를 떠나 전 세계의 군인이 한자리에 모여 화합을 다지는 만큼 이 대회는 한반도에 평화를 가져다줄 것이다.

또 방산 등 각종 군 비리와 부대 내 사고로 비난받는 상황에서 군인들이 펼치는 체육대회는 국민에게 색다른 재미를 줄 수 있다. 오리엔티어링, 고공강하, 육'해'공군 5종 등 군사 종목은 일반 체육대회에서 접할 수 없는 볼거리다.

따라서 이 대회는 우리나라 군을 소개하고 군 이미지를 개선하는 효과를 낼 수 있다. 정부는 홍보 예산을 따로 들여 군 이미지를 개선하고 우리 군의 능력을 세계에 알리려고 하지 말고 이번 기회를 잘 살려야 할 것이다. 이 대회 조직위원회는 예산 부족으로 홍보비를 가장 먼저 줄일 수밖에 없었다고 고충을 토로하고 있다. 개최지 대구경북은 지역에서 의욕적으로 개최한 2003년 대구 하계유니버시아드대회나 2011년 세계육상선수권대회의 눈높이에 맞추려고 해서는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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