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혁신도시의 공공기관 이전이 이달 사실상 마무리되지만 정주 여건 미비로 여전히 '미완의 도시'로 남아있다. 주차장 부족에 따른 불법 주'정차와 대중교통 부족 등 교통문제가 해결해야 할 숙제로 있고, 병원과 행정시설 등 주민편의시설과 학교 등 교육시설도 부족해 당초 계획한 '자족 도시'의 기능을 갖추지 못한 때문이다.
◆무분별한 주'정차와 위험한 도로 여건
혁신도시는 이달 27일 한국정보화진흥원(이전 인원 337명)이 입주를 하면 올 10월 이전 예정인 중앙교육연수원(이전 인원 45명) 이외에 모든 공공기관이 이전을 끝낸다. 이는 2012년 12월 중앙신체검사소 입주를 시작으로 2년 7개월 만이다. 한국장학재단은 이전 계획을 변경해 올 11월 동구 신암동으로 옮긴다.
혁신도시 이주민들은 생활하면서 가장 힘든 점으로 교통문제를 손꼽는다.
특히 혁신도시 곳곳이 불법 주'정차로 몸살을 앓고 있다. 8일 오후 2시쯤 한국감정원에서 한국가스공사로 이어진 도로(첨단로) 700여m는 불법 주'정차한 차들이 독차지했다. 이 구간 양방향에 버스승강장이 3곳 있지만 버스가 제 위치에 정차할 수 없을 정도로 차들이 빼곡했다. 공사에 쓰이는 굴착기와 지게차, 화물차 등 중장비 차량도 곳곳에 서 있었다.
상가가 밀집한 곳에는 주'정차한 차량 탓에 정상적인 교행이 힘들었다. 특히 음식점과 카페 등이 몰려 있는 첨단로8길의 경우 왕복 2차로 양방향에 차들이 줄지어 있어 중앙선을 넘나들면서 차를 운행해야 할 상황이었다. 인근에 진행 중인 오피스텔 공사장 옆에는 대형 중장비가 한 차로를 모두 차지하고 있었다.
이는 혁신도시 내 대중교통 접근성이 떨어지기 때문에 자가용 차 유입이 많은데다 공영주차장이 없어서다. 또 이전한 공공기관이 주중은 물론 주말까지 주차장 출입을 폐쇄적으로 운영한다는 점도 불법 주'정차가 많은 이유다.
혁신도시 내 차량 통행량이 증가하면서 규정 속도를 지키지 않는 과속 차량 증가도 보행자를 위협하고 있다.
특히 동서로 가로지르는 혁신대로와 이노밸리로에는 신호등은 있지만 운영되지 않는 교차로가 있어 과속을 더욱 부추기고 있다.
혁신대로(숙천초교~대구그린파워)의 신호등 11곳 중 4곳은 노란색 점멸등이었고, 이노밸리로(한국교육학술정보원~대구그린파워)도 신호등 12곳 중 4곳이 운영되지 않고 있다. 이 두 도로는 최고속도 제한이 각각 60㎞/h와 50㎞/h로 이를 넘어선 차들이 수시로 다녔다.
◆"편의'교육시설 부족해"
혁신도시는 주민편의시설도 턱없이 모자란다.
응급실이 있는 종합병원을 이용하려면 7~8㎞ 거리의 강남병원이나 12~13㎞ 떨어진 파티마병원을 찾아야 한다. 아니면 금호강을 건너 수성구 시지나 경산으로 가야 한다. 상가밀집 지역에 치과와 이비인후과 등 몇몇 의원들이 있지만 위급할 때 찾을 수 있는 병원은 너무 멀리 있다.
당초 지원계획에 있던 주민센터 건립은 언제 이뤄질지 깜깜무소식이다. 신용보증기금, 한국감정원 등 이전 기관들이 맡은 업무 성격상 각종 증명서를 발급할 일이 많기 때문에 주민센터가 필요하다. 하지만 현재 '혁신도시시민지원센터'라는 이름으로, 안심3,4동 주민센터 직원 중 한 명이 파견 나가 행정업무를 지원하고 있다.
초'중'고교 등 교육시설도 미완으로 남았다.
당초 혁신도시 내에 초등학교 2곳과 중'고등학교 각각 1곳을 설립할 계획이었지만 현재 들어선 건 초등학교 1곳뿐이다. 초등학교 1곳과 중학교 1곳은 내년에야 들어서고, 고등학교는 2018년 이후에나 준공할 계획이다. 이 때문에 약속했던 개방형 자율학교 지정'운영도 3년 뒤에나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입주한 한 공공기관 관계자는 "현재 시내버스 동구4(4-1)가 다니기는 하지만 배차간격이 20분이 넘고, 동대구역이나 도심과 직접 연결된 간선노선은 없다"며 "고속도로와 연결된 진출'입로도 2019년 말이나 돼야 완공되기 때문에 불편이 크다"고 말했다.
대구시 관계자는 "신호등 교통안전시설은 경찰과 협의해 관리방안을 마련하고, 주차단속을 강화해 불법 주'정차와 과속을 줄이겠다"며 "학교는 수요에 맞춰 앞으로 늘릴 계획이고, 버스는 노선개편을 통해 배차간격을 줄이겠다"고 밝혔다.
서광호 기자 kozmo@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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