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행복한 노후설계] 60대 미망인의 홀로서기

비상금·경조사·의료비…통장 쪼개기부터

재무상담은 부자들만 받는 것이 아니다. 재무설계를 통해 수입
재무상담은 부자들만 받는 것이 아니다. 재무설계를 통해 수입'지출을 관리하게 되면 심리적 여유까지 얻을 수 있다. 국민연금 대구본부 제공

대구 북구 침산동에 살고 있는 김은숙(60'가명) 씨는 얼마 전 남편이 유명을 달리한 뒤 혼자 지내고 있다. 남편 사망으로 홀로서기를 해야 하는 김 씨는 친인척의 경조사 비용과 본인의 병원비, 생활비 등을 어떻게 하면 합리적으로 챙길 수 있을지 고민하고 있었다.

그러던 중 예전에 남편과 함께 수성도서관에서 수강했던 국민연금의 노후준비 아카데미 강의를 떠올리며 국민연금공단의 재무설계를 신청해 상담을 받아보기로 했다.

◆담보대출금 상환으로 실수입 늘리기

김 씨의 자산은 약 1억원 정도의 24평 주택(대출 2천만원 존재) 한 채와 남편 장례를 치르고 남은 사후 정리자금 500만원으로 1억원이 조금 넘는 규모다. 부채는 자동차 구입을 위해 대출을 받고 미상환한 금액 170만원, 침구류 구매로 남아있는 카드 할부금 30만원이다.

김 씨의 주된 재무 우선순위는 첫째 비상금 마련, 다음으로는 경조사비, 마지막으로 의료비 순이다. 이를 위해 실수입을 늘릴 수 있는 방법으로 아파트 담보대출금 상환을 먼저 고려해 보기로 했다.

대출 원리금 상환으로 지출하는 금액은 매월 20만원인데 이 대출을 상환하면 고정지출이 줄어들어 연 240만원의 현금흐름이 추가로 발생하게 된다. 자녀 중 여유가 되는 사람이 있으면 담보대출상환을 진행하는 것이 분명 유리하다. 이런 사정을 자녀들과 의논해 상대적으로 여유가 있는 아들이 대출상환을 하기로 했다. 김 씨의 재무 우선순위를 반영해 지출의 효율성을 높일 필요가 있다.

◆통장은 사용별로 정리

연금공단의 상담을 받은 후 김 씨는 남편의 사후 정리자금으로 쓰고 남은 돈 500만원을 초기 자금이 필요한 비상금, 경조사, 의료비 통장에 각각 300만원, 100만원, 100만원씩을 배분하고 지출 목적에 따라 경조사'의료비'생활비'용돈'공과금'적금'비상금이라는 이름을 붙인 7개의 통장을 개설했다. 여기에 매월 자동이체까지 해 놓았다. 통장 관리에 들어가는 노력을 최소화할 수 있어서다.

생활비, 용돈, 공과금 통장에 매월 지출하고 남는 돈이 있으면 비상금 계좌로 송금하고 생활비나 용돈이 부족할 때는 비상금 통장에서 약간의 돈을 송금해 수입 지출 관리를 하도록 했다.

김 씨는 "남편이 죽고 나서 혼자서 어떻게 살아갈까 막막했던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재무설계를 통해 수입'지출을 관리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마련하고 나니 미래에 대한 자신감이 생겼다"고 했다.

단순하지만 통장 쪼개기를 통해 목적한 자금을 마련할 수 있었다. 무엇보다 큰 위안은 재무설계를 통해 수입'지출을 안정되게 한 덕분에 경제생활에 자신감이 생기고 심리적 여유도 얻은 것이다.

◆'나 홀로' 노후 준비가 가능하다?

대부분의 상담자들이 재무설계를 수입이 많고 자산이 많은 사람들에게만 해당되는 거창하고 복잡한 것으로 여긴다. 그러나 김 씨처럼 평범한 가정주부도 지출 관리를 체계적으로 하는 간단한 방법으로 비상금 통장에 목돈을 마련하는 등 도움이 되는 재무설계를 받아볼 수 있다.

재무 점검을 받고싶은데 시간이 없어서, 어디에서 받는지 몰라 망설이고 있다면 국민연금에서 운영하는 노후준비 전문사이트 '내연금'(http://csa.nps.or.kr)을 통해 '나 홀로 노후'를 준비할 수 있다. 전문 상담사와의 재무설계는 '온라인 및 방문상담 신청'을 통해 원하는 시간에 무료로 가능하다.

국민연금 대구본부 관계자는 "수입과 지출을 체계적으로 관리하기가 생각만큼 쉽지 않다. 은행'증권사 등을 찾아도 상품소개 등으로 제한되는 경우가 많다. 국민연금 공단을 찾는다면 전문 자격증을 소지한 상담 전담 직원으로부터 무료로 양질의 재무설계 서비스를 받을 수 있다. 시중 은행이나 보험회사의 상품 가입을 권하는 상담이 부담스럽다면 국민연금공단 재무설계서비스를 이용해 금융상품 추천을 배제한 재무 분석을 최대한 객관적이고 공익적으로 받아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최창희 기자 cchee@msnet.co.kr

도움말=국민연금 대구본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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