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단순함을 빚다-내달 20일까지 갤러리청담

남춘모·최영욱·강윤정 3인 달항아리·종이에 감성 표현…점, 선 등 회화 순수성 묘사

남춘모 작
남춘모 작 'beam 2014'
강윤정 작
강윤정 작 'Draw-Crevice'
최영욱 작
최영욱 작 'Karma 2015'

최근 단색을 바탕으로 한 작품이 미술시장에서 주목받고 있는 가운데 단색화처럼 단순함을 각자의 표현방법으로 펼쳐보이는 작가 3명의 전시회가 갤러리청담에서 열리고 있다.

'단순함을 즐기다'란 제목으로 9월 20일(일)까지 열리는 이번 전시에는 한국적 미니멀아트를 보여주고 있는 남춘모를 비롯해 달항아리라는 이미지를 통해 소통하려는 최영욱, 종이라는 재료와 물성 자체에서 오는 감성을 현대적으로 표현하는 강윤정 작가 등 3명이 참여하고 있다.

남춘모 작가는 평면 위에 선을 입체적으로 세워 선 자체로 공간을 창출한다. 그리고 그 선으로 만들어진 공간 안에서 빛은 시시각각 변화하며 그림자를 만들어낸다. 그의 작업은 '회화의 기본은 무엇인가' 하는 자문에서 시작해 회화의 기본요소인 점과 선을 통해 회화의 순수성을 보여준다. 남 작가는 선 자체로 공간을 표현하기 위해 오랫동안 다양한 실험을 해 왔다. 캔버스에 입체적인 선을 구현해 회화에 깊이 있는 리듬감을 부여하고, 점과 선을 입체적인 형태로 표현하기도 했다.

남춘모는 후기 단색화 작가 가운데 대표적인 화가로, 1970년대 단색화 전통을 계승하면서도 독자적인 세계를 펼쳐 보이는 작가이다. 남 작가는 독일 쾰른에 작업실을 두고 있으며 한국과 독일은 물론 파리와 뉴욕, 런던에서도 초대전을 가질 정도로 활발히 활동하고 있다.

최영욱의 작품 속 달항아리 표면은 가뭄에 쩍쩍 갈라진 논처럼 잔금이 자글자글하다. 얼룩과 크랙을 그려 넣어 세월의 흔적을 새겨 놓은 것 같다. 표면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마치 하늘에 달과 별이 알알이 박힌 것처럼 신비스럽기도 하다.

작가는 달항아리가 갖는 입체성을 평면으로 표현했지만, 입체성에서 보여주는 모나지 않고 넉넉하며 부드러운 곡선의 편안함을 평면 회화에서도 고스란히 보여주고 있다. 세월의 흔적을 새겨 넣어서 그런지 농익은 기품이 풍겨난다. 빌 게이츠 재단은 2010년 미국 마이애미에서 열린 '스코프 마이애미 아트페어'에 출품된 최영욱 작가의 작품에 매료돼 그의 작품 3점을 사들인 적이 있다.

강윤정 작가는 쌓아 올린 수천 장의 종이를 절단해 여러 장의 절단된 단면에 페인팅을 하고 그 종이를 높이가 다른 또 다른 종이에 하나씩 끼워 넣으면서 작업한다. 한지와 수묵에서 출발하는 동양회화의 외연을 이어 나가면서도 그것으로부터 일탈하는 성격의 작업을 벌인다. 엄청난 수의 종이를 겹치고 칠하고 배열한 결과 완성된 작품은 위트가 숨어 있는 다소곳함으로 관객들에게 보는 즐거움과 현대성, 세련미를 보여주고 있다. 054)371-2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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