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아파트단지 못 들어가는 택배車, 보관소 오면 노인 배송원이 배달

공동 거점형 택배시스템 시범 추진

국토교통부가 택배 이용자와 횟수가 기하급수적으로 늘면서 가중되는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 '공동 거점형 택배시스템' 도입을 추진한다.

최근 안전을 이유로 아파트단지 내부 택배차량 진입을 거부하는 바람에 택배기사들이 손수레를 끌고 걸어서 배달하는 사례가 사회적 논란을 빚고 있는 데다 맞벌이 가구, 1인 가구 등 낮에 택배를 받기 어려운 가정이 급증하고 있어서다. 특히 국토부는 경북 청도군을 산간지역 택배시범업지로 선정, 다음 달부터 시범 사업을 펼칠 예정이어서 지역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국토부 공동 거점형 택배시스템

국토부는 아파트'오피스텔 밀집지역과 도서'산간지역 등 배달 지역별로 구분해 맞춤형 시스템을 시범 추진한다. 공동택배 시범사업의 기본 형태는 국내 17개 택배사들이 지정된 '배송거점'까지 물건을 운반한다. 거점부터 최종 배달 목적지까지는 1개 택배사에 맡기거나, 마을 노인'이장 등 해당 지역 인력을 활용하는 방식이다.

아파트 단지의 경우 영구임대주택 단지 내 장기 미임대 상가나 커뮤니티시설 등에서 유휴공간을 마련해 공동택배 보관소를 마련하고, 기존 실버 택배와 연계한다는 방침이다.

CJ대한통운은 택배 차량이 배송거점으로 화물을 실어오면 노인 배송원이 이를 가구별로 분류해 배달하는 실버 택배 사업을 지난해부터 시작해 내년까지 고령자 일자리 1천 개 창출을 목표로 하고 있다. 국토부는 CJ대한통운뿐만 아니라 다른 택배사들의 화물도 공동보관소로 모아 노인 등 지역주민을 택배 보관'관리'배송원으로 최대한 활용하고, 복지부의 노인지원 예산도 투입한다는 구상이다.

국토부는 기존 아파트 단지에서 유휴공간을 찾을 수 없다면 컨테이너 박스 등을 활용토록 하고, 장기적으로는 아파트 건축 시 공동택배 보관소를 마련하도록 주택건설기준에 포함하는 방안을 추진한다. 공동택배 아파트단지 시범사업은 부산 영도구 LH 동삼1단지에서 9월부터 시작한다.

◆청도군 운문면 시범 지역 선정

산간지역은 9월 초부터 경북 청도군 운문면에서 시범사업이 시작된다.

국토부는 청도 대교 아래에 택배 보관소를 마련해 모든 택배사들이 이곳으로 화물을 가져오게 하고, 택배사 중 1곳만 각각의 가정에 배달하도록 한다. 운문면은 일일평균 택배물량이 100건 정도인데, 마을 중간에 댐과 호수가 있어 방문해야 하는 범위가 넓은 곳이다.

국토부는 도서지역 시범사업 대상은 경남 통영 욕지도로 정했다. 국토부 관계자는 "아파트단지의 공동택배 보관소 등 유휴부지를 확보하고 배송주체 간에 수수료 분담을 협의하는 것이 관건이다. 택배사'지자체'지역 주민들의 협의를 이끌어 내고, 공동택배거점 설치근거 마련을 위한 관련 규정 개정도 추진하겠다"고 했다.

최신 기사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