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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 말하는 CCTV 104대…쓰레기 무단투기 적발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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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질 안 좋고 하루만 저장 '무용지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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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일 오후 대구 중구 남산동 인근 골목 전봇대에 설치된 \'말하는 CCTV\' 뒤로 쓰레기가 널브러져 있다. 김영진 기자 kyjmaeil@msnet.co.kr

17일 오후 대구 중구 남산동 대구초등학교 인근 골목. 전봇대의 '무단투기 단속 CCTV 촬영 중'이라고 적힌 표지판이 무색하게 주위에 온갖 쓰레기가 널브러져 있었다. 생활 쓰레기가 꽉 찬 비닐봉지에서부터 음식물 쓰레기까지 버려져 있어 악취는 물론 전봇대 주위 보도블록까지 검게 변한 상태였다. 근처에 사람들이 지나갈 때마다 센서가 감지해 "무단투기 구역입니다. 쓰레기를 버리지 마십시오"라는 안내 멘트가 흘러나왔지만 지나가는 학생들도 휴지 등 쓰레기를 던지고 지나가기 일쑤였다. 주민 채영희(58) 씨는 "오래전부터 이곳에 주민들이 쓰레기를 많이 버려 악취가 심했다"며 "말하는 CCTV가 생긴 뒤 한동안은 깨끗한 것 같더니 얼마 안 가 또 쓰레기가 쌓였다"고 했다.

쓰레기 무단투기를 막기 위해 설치한 '말하는 CCTV' 가 제 역할을 다하지 못하고 있다.

대구시는 지난 2013년 8월부터 최근까지 중구 14대, 동구 6대, 서구 19대, 남구 7대 등 총 104대의 '말하는 CCTV'를 설치했다. 근처에 사람이 있으면 CCTV에서 '쓰레기 무단투기 단속 중입니다. 적발 시 100만원 이하의 과태료가 부과됩니다'라는 안내 목소리가 나온다.

하지만 이를 통한 각 구'군의 쓰레기 무단투기 적발 건수는 0.

일부 말하는 CCTV의 경우 방범용, 교통정보 수집 CCTV보다 화질이 떨어지는데다 녹화 반경이 좁고 저장 용량도 하루치에 불과해 쓰레기 투기자를 추적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주민들이 CCTV에서 나오는 안내 멘트 때문에 소음에 시달린다는 민원도 제기되고 있다. 근처에 길고양이, 자동차가 지나가기만 해도 센서가 이를 감지해 경고 메시지를 내보내는 탓에 주택가, 원룸 밀집 지역에는 소리를 낮춰달라는 요구가 빗발치기 때문이다.

한 구청 관계자는 "일부 '말하는 CCTV'는 음량을 너무 줄여 기계 가까이에서도 목소리가 들리지 않을 정도로 소리가 작아 효과가 미미하다"며 "보통 6개월~1년 간격으로 쓰레기 상습 투기구역을 옮겨다니며 설치하는 데 생소한 기계에 처음 몇 달만 반짝 효과가 있을 뿐"이라고 했다.

대구시 자원순환과 관계자는 "CCTV까지 동원해 쓰레기를 버리는 시민을 강하게 단속하는 것은 행정기관으로서는 최후의 선택"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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