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대구 생계형 범죄 5년새 2배↑…지난해 소액 강·절도 1만793건

아파트서 헌옷 수거함 훔치고∼ 대형마트서 식료품 슬쩍∼

#1. 대구 남구 아파트 단지 등을 돌며 헌옷 수거함을 훔친 노인 3명이 지난 3월 경찰에 붙잡혔다. 모두 홀몸노인이었던 이들은 파지를 주워 팔아 생계를 이어갔지만 생활고를 견디다 못해 하나에 3천~5천원 정도를 받을 수 있는 헌옷 수거함을 통째로 훔쳐 팔다 적발된 것이다. 이들이 훔친 헌옷 수거함은 총 12개로 많이 받아도 6만원에 불과하다.

#2. 지난해 3월에는 남구 대형마트에서 30대 여성이 고기, 채소 등 식료품 14만원어치를 훔치다 적발돼 경찰에 넘겨졌다. 33세에 딸 넷을 홀로 키우던 이 여성은 가사도우미로 생활을 꾸려가던 기초생활보장 수급자로 친정어머니까지 병원에 입원해 생활비가 부족한 상황이었다. 아이 한 명이 감기에 걸려 아프자 음식을 해 주려고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드러났다.

경제난이 이어지면서 생활고를 견디지 못한 소액 강'절도가 증가하고 있다.

새정치민주연합 박남춘 의원이 경찰청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대구에서 발생한 100만원 미만의 소액 강'절도 사건은 지난 2010년 5천249건에서 지난해에는 1만793건으로 2.1배 증가했다. 같은 기간 전국적으로 소액 강'절도 사건은 2010년 9만6천27건에서 19만1천590건으로 늘었다.

소액 강'절도가 급증하고 있는 이유는 경제난과 양극화가 주요 원인이라는 게 대체적인 시각이다. 금전을 노린 강'절도 범행 중 금전 용도가 '생활비'인 경우는 2010년 16.9%에서 2013년 26.5%로 10%포인트가량 늘었다.

형사정책연구원이 발표한 '소득 불평등과 범죄 발생에 관한 실증분석'에 따르면 2009년 기준 지니계수가 0.0388만큼 개선되면 범죄 발생이 1만4천 건 감소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지니계수란 소득분포의 불평등도를 나타내는 수치로, 0에 가까울수록 평등하고 1에 가까울수록 불평등도가 높다. 경찰 관계자는 "과거에는 유흥비 등으로 훔친 돈을 주로 썼지만 최근에는 생활비로 사용하는 경우가 많아지고 있다. 특히 병원비나 식료품비가 없어 금전을 훔친 사례도 자주 있어 안타깝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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