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 국무총리실 기자단의 대구 방문은 타 지역 기자들이 대구를 바로 알 수 있게 만든 계기가 됐다. '대구의 속살'을 구석구석 보여 주겠다는 권영진 대구시장의 초청으로 추진된 이번 방문에서 서울'충청'강원'전라 등 타 지역 출신 기자들은 그동안 말로만 듣던 대구에 대한 편견이 사라졌다고 강조했다.
동대구역에서 하차한 일행의 첫 번째 투어 장소는 대구 근대사가 살아 숨 쉬는 청라언덕. 히말라야시더 가로수가 웅장하게 펼쳐진 대구의 '월스트리트'를 지나 약령시장, 계산성당, 제일교회, 3'1만세운동 계단 등을 직접 걸어보며 대구의 현대사가 대한민국의 근대사임을 비로소 깨닫는 듯했다.
이어 방문기자단은 팔공산에 대한 재조명도 체험했다. '동네 뒷산 수준 정도로만 알았다'던 한 일행은 해발 1천m 높이로 뻗은 팔공산 자태에 놀라, 말사(末寺)만 170곳이 있는 동화사에서 '반성 수행'을 했다고 한다.
대봉역에서 용지역까지 대구도시철도 3호선을 타던 이들은 인근 주민의 프라이버시를 위해 자동으로 유리창이 하얗게 변하자 그 기술력에 깜짝 놀라는 표정이었다. 삼성과 대구시가 공동 출자한 창조경제혁신센터에도 이목이 집중됐다. 지방 투자에 유례없던 삼성이 직접 나섰다는 이유에서 한 번씩은 기사를 썼을 법한 기자들은, 현장에서 자세한 브리핑을 듣고 운영과 성과에 모두 박수를 쳤다.
들뜬 이들을 잠시 숙연케 한 곳은 동구에 위치한 시민안전테마파크. 총 343명의 사상자를 낸 최악의 참사 현장을 그대로 재현한 장소에서 한숨을 절로 쉬었다. 한 희생자의 가족이 불탄 역사 기둥 그을음을 공책 삼아 써내려간 '뜨거운 곳에 혼자 있게 둬서 엄마가 미안해. 나중에 다시 볼 때…, 그때는 절대 혼자 있게 하지 않을게'란 글귀를 본 사람들은 눈물을 닦아 내려야만 했다.
동인동 찜갈비, 뭉티기, 송이버섯 전골 등 '대구 10미'로 이어진 먹거리가 빡빡한 일정을 달래줬다. 자극적인 찜갈비에 놀란 기자들은 담백 고소한 뭉티기에 또다시 대구를 찾겠다고 약속했다. 불로막걸리와 송이향에 취한 이들은 대구가 진미의 도시라고 엄지손가락을 치켜들었다.
1박 2일의 일정을 마치고 돌아오는 KTX에서 "의미 있고, 재밌고, 맛있는 여행"이라며 "연례회로 했으면 좋겠다"는 의견까지 나눴다. '고담도시' 등 전해 들은 얘기로 대구에 대한 나쁜 인식을 가졌던 이들은 대구의 속살을 직접 관찰하고는 어느새 대구팬으로 변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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