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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서 2代 걸쳐 연주된 터키 민속악기 '네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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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들 쉴레이만 씨 부친 남긴 악기 고쳐 계명대서 다시 연주

네이를 연주하고 있는 쉴레이만 에르군에르. 한국전 참전용사인 아버지 울비 에르군에르(사진 왼쪽 위).
네이를 연주하고 있는 쉴레이만 에르군에르. 한국전 참전용사인 아버지 울비 에르군에르(사진 왼쪽 위).

계명대학교 부설 실크로드중앙아시아연구원(원장 김중순 교수)이 마련한 수피즘 관련 행사가 21일 오후 계명대 해담콘서트홀에서 열렸다. 이 자리에서는 100년은 넘었을 터키 민속악기 '네이'(Ney)가 소개됐다. 3대째 이어져 내려오는 이 악기는 1950년 6'25전쟁 당시 장교로 참전했던 울비 에르군에르(Ulvi Erguner)가 휴대해 한국에도 다녀갔던 참전 악기여서 더욱 눈길을 끌었다.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재로 지정된 '메블레비 세마 의식'에서 연주되는 주요 악기인 이 네이의 소유자는 이 의식의 공연단을 이끌고 온 쉴레이만 에르군에르(Suleyman Erguner) 박사이다. 그는 아버지이자 스승이었던 울비 에르군에르(1950~ 1959년 한국 근무)로부터 부서진 네이를 물려받고는 이를 고이 간직하다가 한국 공연을 앞두고 수리해서 들고 와 한국인들 앞에서 다시 선을 보였다.

쉴레이만이 전한 아버지의 6'25전쟁 참전과 네이에 대한 이야기는 다음과 같다. 아버지 울비는 어느 날 근무 중에, 여느 때처럼 네이를 지니고 군용 차를 타고 가다가 사고를 당해 그 차에 타고 있던 자신과 사병이 부상을 입었다. 병원에서 정신이 들자, 먼저 사병의 건강 상태를 물은 후, "내 네이 어디 있소, 네이가 어떻게 된 것은 아니지요?"하며 자신의 건강 상태보다는 네이에 대해 물었다고 한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네이도 그들과 마찬가지로 상처를 입었다.

하지만 그는 이 부서진 네이를 터키로 귀국할 때 가지고 갔고, 많은 세월이 흐른 후 네이 연주자가 된 아들 쉴레이만에게 유물로 남겼다. 쉴레이만 박사는 이 공연에 오기 직전인 10월에 그 네이를 수리했다.

다섯 살 때부터 스승이자 아버지인 네이 연주자 울리로부터 네이와 음악 교육을 받은 쉴레이만 박사는, 국립국악예술 대학의 음악학과(네이 전공자) 교수, 터키 공영 라디오 텔레비전 방송국 음악국장을 지냈다. 현재 오칸 대학에서 라디오텔레비전 프로그램 제작, 이스탄불 공과 대학, 국악 예술대학에서 네이, 종교음악 그리고 음악학에 대해 강의를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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