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74년 8월 15일 서울역에서 청량리역까지 7.8㎞ 구간의 지하철 1호선이 처음 개통되고 40여 년의 세월이 지난 지금, 지하철은 전국 9개 도시의 21개 노선에서 하루 900만 명이 넘게 이용하는 교통수단이 되었다.
40여 년 지하철 역사의 긴 세월만큼 크고 작은 안전사고 역시 많이 발생하였다. 그중에서 2003년 2월 18일의 대구 지하철 중앙로역 화재사고는 343명의 사상자를 발생시켜 최악의 지하철 사고로 기록되고 있다. 오늘이 바로 대구 지하철 중앙로역 화재사고가 발생한 지 13주기가 되는 날이다. 당시 희생된 분들의 명복을 빌면서 그때를 회상해 본다.
대구 지하철 화재사고는 개인의 방화가 원인이었지만 전동차 내장재 불량, 역사 소방설비 미비, 상황 전파와 초기 대응 미흡 등의 여러 가지 문제들이 복합적으로 결합되면서 피해가 확산되었다. 만약 이러한 문제점을 사전에 확인하고 해소했으면 대규모 인명피해는 막을 수 있었을 것이라는 안타까움을 여전히 지울 수 없다.
그 사고를 계기로 정부에서는 모든 재난과 안전 분야에 가장 기본이 되고 있는 '재난 및 안전관리 기본법'을 제정(2004년 3월)하였다. 그리고 국가 재난관리 전담기구인 소방방재청을 같은 해 6월에 출범시키면서 국가와 지방자치단체의 새로운 재난대응 관리체계를 확립하였다.
대구 지하철 사고 이후 13년의 세월이 지난 지금, 지하철의 시설이나 제도적 측면에서 많은 개선이 이루어졌지만 산업화'도시화가 가속화되면서 도심 지하공간에서의 재난 안전사고 발생 위험성은 더욱 높아지고 있다.
특히, 지하공간에서 사고가 발생할 경우 공간적, 구조적 특수성으로 인해 자칫 대형사고로 이어질 우려가 높아 사고예방과 재난 대비 활동에 대한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고 하겠다.
지난해 3월 28일 서울 지하철 9호선 2단계 구간(언주역~잠실종합운동장역)이 개통되면서 승객들이 일시에 몰려 안전사고가 우려돼, 4월 2일 지하철 9호선 김포공항역에서 여의도역까지 출근시간대 승객 혼잡도를 직접 체험하였다. 또한, 5월 18일 오전 3시에 운행 중인 지하철에서 유독가스가 살포된 경우를 가정하여 관계기관과 합동으로 3호선 경복궁역~독립문역 구간 현장 대피훈련에도 참여했었다.
직접 대피훈련을 통해 지하철 운행 중 터널 내에서 갑작스러운 사고가 발생할 경우 공간적 제약이 많아 실제상황에서 신속한 대피가 힘들다는 것을 체감했다. 대피사다리 등 시설 개선과 함께 소방서, 경찰서, 지하철 운영기관 등 유관기관 간 긴밀한 공조체계가 구축되도록 지속적으로 숙달훈련을 반복적으로 실시해야 할 필요성을 인식하게 되었다.
재난 발생 시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서는 재난 관련 종사자들의 재난 수습을 위한 사명감과 헌신적인 희생도 중요하지만 우리 국민들에 대한 안전교육과 홍보를 통하여 성숙된 안전의식을 함양시키는 것도 매우 중요하다.
이런 측면에서 예상하지 못한 재난이나 사고 발생 시 적절한 조치에 대한 안전상식을 키울 수 있도록 국민행동요령 등에 대한 적극적인 홍보가 필요하다. 국민안전처는 홈페이지와 SNS를 통해 지하철 사고 등 각종 재난사고에 대한 국민행동요령을 게시하여 홍보하고 있다. 많은 국민이 평소에 적극 활용하기를 바란다.
재난 안전은 누구 혼자만의 힘으로 예방하고 대처하기에는 한계가 있다. 국민안전처를 중심으로 중앙정부와 지자체가 맡은 역할과 기능을 충실히 수행하고 국민의 안전의식이 함양될 때 비로소 재난 안전 선진국이 실현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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