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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사·학생이 함께 공부했다" 대건고 과학 동아리 '3D 공작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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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사들 공장 머물며 작동법 등 배워, 실제품 완성 위해 관련 교과 총동원

지난해 결성된 대구 대건고의 3D 프린터 동아리
지난해 결성된 대구 대건고의 3D 프린터 동아리 '3D 공작소'가 단시간 내 거둔 눈부신 성과로 주목받고 있다. 대건고 제공

오는 21일 과학의 날을 비롯한 4월은 과학의 달이다. 과학의 날은 1968년 정부가 과학기술의 중요성을 널리 알리고 과학 기술의 발전으로 국가 경쟁력을 높이고자 지정했다. 올해 49주년을 맞는 과학의 날에 맞춰 각급 학교, 대구시교육청, 대구과학교육원 등에서는 다채로운 과학 행사를 펼치고 있다.

또 교내 과학 동아리를 중심으로 평소 꾸준히 과학에 대한 학생들의 흥미를 찾아주기도 한다. 학교에서 자주 과학 기기를 접해보면서 학생들이 자신의 진로를 더욱 빨리 찾고 꿈에 가까이 다가가도록 하기 위해서다. 최근 대표적인 학교 내 과학동아리로 부각되는 대구 대건고의 3D 프린터 동아리 '3D 공작소'의 활동 과정과 성과 등을 살펴봤다.

◆동아리가 활동하기까지

대구 대건고(교장 이두영)의 3D 프린터 동아리 '3D 공작소'는 출범 2년 만에 명실상부한 지역 대표 과학 동아리로 떠올랐다.

대건고는 지난해 3D 프린터 기술이 제3의 산업혁명으로 떠오를 것으로 보고 기기 구매를 결정했다. 기존 프린터는 활자나 그림을 종이에 인쇄하는데 그쳤지만, 3D 프린터는 기계에 도면을 입력하면 각종 입체 물품을 만들어 낸다.

3D 공작소가 지금처럼 자리잡기까지 구입 단계부터 험난한 과정의 연속이었다.

동아리 담당 교사, 강사들은 3D 프린터 동아리 운영을 벤치마킹할 수 있는 학교를 전국으로 찾아다녔다. 하지만 이를 잘 활용하는 곳은 찾아보기 어려웠다.

대건고 관계자는 "3D 프린터를 산 학교는 간혹 있었지만, 학생들이 활발히 사용하면서 물건을 만들어내는 곳은 거의 없었다"며 "복잡한 물건을 만들려면 생각보다 다양한 지식이 필요하기 때문에 처음에 몇 번 사용하다가 버려두다시피 한 곳이 많았다"고 했다.

또 동아리 학생들과 담당 교사 모두 3D 프린터에 대해 관심은 있었지만 관련 지식은 전무했다. 이에 교사들은 대전에 있는 3D 프린터 공장에 1박 2일간 머물며 기계 작동법, 3D 프린터가 물건을 만들어 내는 과정 등을 빠짐없이 배우고 돌아왔다.

3D 프린터 구입이 끝이 아니었다. 실제 제품으로 구현하려면 외국 영문 홈페이지 번역에서부터 디자인, 벡터, C언어 등 다양한 분야의 지식이 필요하다. 이 때문에 각종 프로젝트가 있을 때마다 과학, 영어 교사를 비롯해 공학도 출신의 수학 교사까지 학교에 모여 밤늦게까지 머리를 맞댔다.

학생들은 3D 프린터를 둘러싸고 자연스럽게 여러 교사와 소통했고, 각 분야의 지식을 접할 수 있었다.

3D 공작소는 병따개, 책갈피 등 비교적 간단한 물건 만들기에서 출발했다. 그러다 1년 만에 드론, RC카, 의수까지 제작하는 데 성공했다.

동아리 담당 박종필 교사는 "프로젝트를 진행하며 역할 분담을 통해 학생들이 서로 배려하고 소통하는 자세를 익힐 수 있었다"며 "특히 공대 진학을 원하는 학생들에게는 미래 자신의 모습을 체험해 볼 수 있는 소중한 기회였다"고 했다.

◆그동안 거둔 성과들

학생과 교사가 밤을 새워가며 노력한 결과 3D 공작소가 거둔 성과도 눈부셨다.

지난해 현대자동차에서 연 고등학생 모형자동차 경진대회에 RC카를 출품했는데 전국의 과학고, 자동차고 등 쟁쟁한 학교들과 겨뤄 본선 진출의 영예를 안았다.

대구시교육청에서 주관한 '창의적 체험 페스티벌'에서는 그동안의 작품으로 교육감상을 받기도 했다.

이 밖에 대구학생문화센터에서는 달서구 지역 일반고교 과학 동아리 연합인 'DAS'(Dalseo Advanced Science)에 3D 프린터의 각종 기술을 전시해 많은 시민의 관심을 받기도 했다.

동아리 학생들은 최근 자신들이 습득한 지식을 어려운 이웃들에게 기부하는 방안도 고민 중이다. 이미 지난해부터 학생들은 달서구의 한 복지관에서 청소년들을 위한 소프트웨어, 3D 프린터 수업을 하고 있다. 또 장애인이 저렴한 비용으로 전자 의수를 착용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한 프로젝트도 학생들 스스로 진행 중이다.

다음 달 스승의 날에는 모든 선생님들에게 줄 깜짝 선물도 준비 중이다. 학생들이 선생님의 사진을 손으로 스케치하고 이를 도면화시킨 뒤 3D 프린터로 피겨 모습의 선생님을 만들 계획이다.

이대희 대건고 교감은 "3D 프린터 수업은 여러 교과 수업과 연계할 수 있는 융합형 수업으로 볼 수 있다"며 "대구의 다른 학교에도 3D 프린터가 많이 보급돼 이를 체험하는 학생들이 많아졌으면 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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