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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0억 들인 '문산호 복원' 좌초 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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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쪽 수종 방파제 만들지 않아 뒤편 구조물 파도에 휘어져, 설계변경 등 30억 낭비

지난해 5월 부산에서 건조된 문산호가 영덕군 남정면 장사해변에 설치되고 있다. 영덕군 제공
지난해 5월 부산에서 건조된 문산호가 영덕군 남정면 장사해변에 설치되고 있다. 영덕군 제공

6'25전쟁 때 인천상륙작전 성공을 도운 '성동격서(聲東擊西) 작전'인 영덕 장사상륙작전 상륙함(LST) 문산호 복원'전시 사업이 좌초위기에 놓였다.

영덕군 남정면 장사리 해변에다 5년간 300억원을 퍼부은 대형 프로젝트인데 문산호 뒤편 구조물이 파도로 휘어져 안전 우려가 제기된 때문이다. 게다가 완공까지 1년 5개월이나 지연됐는가 하면 추가적인 잠제(수중방파제) 공사 필요성까지 불거지는 등 정상 복원이 사실상 힘들어졌다.

경북도는 지난해 말 영덕군에 대한 종합감사를 벌여 문산호 복원'전시 사업의 총체적 부실을 밝혀냈다. 경북도는 공기가 2년 정도 지연됐으며 설계변경으로 30억원 가까운 혈세가 낭비된 것과 관련, 감리와 시공사 등을 대상으로 행정적 조치도 요구했다. 이에 따라 영덕군은 감리와 시공사를 대상으로 수십억원대의 지연배상금 청구 소송을 조만간 제기할 예정이다.

경북도의 감사 결과, 영덕군은 높은 전문성이 요구되는 사업의 실시설계 단계에서 기술직 공무원 대신 행정직 공무원에게 업무를 맡긴 것으로 밝혀졌다. 실시설계에서 문산호 외부 도장 사업비, 선체 내'외부 도장 강판 및 H빔의 용접품 사업비, 선체 하부 부식 방지 공정 사업비 등이 누락됐고 결과적으로 사업비가 당초 계획보다 10억여원 이상 증가했다.

영덕군을 포함한 동해안 연안은 너울성 파도 등 파고가 높아 외측 방파제를 우선 만들지 않고는 해상에서 배 건조나 조립이 어렵다. 이런데도 건축 공정 일부만 장사해수욕장 해안가에서 하고 나머지는 해상에서 작업하는 것이 가능한 것으로 설계에 반영됐다. 결국 영덕 육상과 해안에서 배를 제작할 수 없게 되자 조선소에서 만들어 영덕으로 예인하는 쪽으로 바꾸다 보니 제작 공장 임차료와 예인선'바지선'해상 크레인 등 장비 임차료로 공사비가 30억원이나 낭비됐다.

특히 선체가 파도로 넘어질 것에 대비한 안전성 확보를 위해 동남쪽에 설치한 수중방파제 외에 북쪽 파도에 대비한 조치를 설계 업체에서 건의했지만 반영되지 않았다. 영덕군은 동남쪽에 80억원을 들여 방파제를 설치했으나 북쪽에는 만들지 않았다. 이를 위해서는 80억원 이상이 또 들어가야 하는 것으로 지적됐다.

이에 대해 영덕군 관계자는 "담당 공무원이 자주 바뀌면서 문제가 됐다. 준공을 앞당기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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