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회원제 골프장 159곳 중 72곳 자본잠식

골프장 재무건전성 빨간불…영남권 19곳도 자본잠식 평균 부채비율 4천% 넘어

경북 군위군에 위치한 꽃담CC는 경영 악화로 인한 자본잠식 상태의 골프장으로 현재 법원에 회생 신청을 한 상태다. 이에 회원 채권단협의회는 입회비 반환을 요구하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경북 군위군에 위치한 꽃담CC는 경영 악화로 인한 자본잠식 상태의 골프장으로 현재 법원에 회생 신청을 한 상태다. 이에 회원 채권단협의회는 입회비 반환을 요구하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대구경북지역을 포함한 전국의 골프장들이 부채로 인해 몸살을 앓고 있다. 특히 국내 회원제 골프장의 경우 경영 악화로 인해 자본잠식된 곳들이 절반에 이르러 골프장의 재무건전성에 빨간불이 켜졌다.

한국레저골프산업연구소는 자본잠식된 골프장의 수가 지난해 말 기준으로 조사 대상인 골프장 159곳 중 72곳에 이르러, 절반에 가까운 45.3%나 됐다고 11일 발표했다. 지역별로는 수도권이 22곳으로 가장 많고, 영남권 19곳, 충청권 11곳, 호남'제주권 7곳, 강원권 6곳 등이다. 자본잠식된 회원제 골프장의 평균 부채비율은 4천%가 넘어, 회원제 평균 1천500%보다 3배 가까운 규모였다. 자본잠식이란 적자가 쌓여서 잉여금은 물론 납입자본금마저 모두 잠식하게 됐을 때를 말한다. 다시 말해, 자본총계가 마이너스 상태로 접어들었음을 의미한다.

경북지역 골프장들의 경우 세븐밸리CC와 꽃담CC가 경영적자 때문에 회원제 골프장을 포기하고, 대중제(퍼블릭) 전환을 시도하고 있지만 회원 입회비 반납 때문에 몸살을 앓고 있다. 세븐밸리CC의 경우에는 일부 입회비를 상환하고, 단계적으로 돈을 돌려주는 방식으로 대중제 전환을 위해 노력하고 있는 반면 꽃담CC는 법원에 회생 절차를 신청해 회원들의 큰 반발을 사고 있다.

전국 골프장들은 올해 9월 말 시행 예정인 '김영란법'으로 인한 매출 감소도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퍼블릭과 고급 회원제 골프장 간에도 온도 차는 있지만 매출 증대에는 악영향을 끼칠 것으로 예상된다. 퍼블릭 골프장의 경우 접대 골프 비중이 높지 않아서 김영란법으로 인한 타격이 크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지만 '호재'로 작용할 수는 없다. 이에 비해 고급 회원제 골프장의 경우에는 접대성 골프가 많아, 심각한 경영 악화를 우려하고 있다.

김영란법이 시행될 경우 접대를 받는 사람들도 고급 회원제 골프장을 기피할 수밖에 없다. 한국레저산업연구소는 지난해 말 '2016년 골프회원권 값 전망'을 통해 김영란법이 발효되면, 접대 골프가 사실상 불가능해지므로 전국 골프회원권 가격이 20∼30% 하락할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접대 골프를 처벌하는 이 법을 피하기 위한 각종 편법도 난무할 것으로 보인다. 무기명 회원권과 가명을 이용해 김영란법을 피해가려는 방법을 찾거나, 미리 만나서 비용으로 지불할 현금을 나눠주거나 각자 정산하고 나중에 따로 비용을 보전해주는 편법 등이 성행할 것으로 예상된다.

한편 한국골프장경영협회의 통계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1월 1일 기준으로 전국 골프장은 549곳에 달한다. 지역별로는 경기도가 162곳으로 가장 많고, 강원 66곳, 경북 50곳, 전남 47곳, 경남 46곳, 제주 45곳, 충북 41곳 등의 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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