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장을 읽으면서 이게 틀렸는지 맞는지 알쏭달쏭할 때가 간혹 있다. 일단 맞춤법 검사기를 돌려본다.
"어!"
틀린 곳이 전혀 없지만 개운하지 않다. 연필을 집어 긴 문장을 조금씩 잘라가며 다시 읽어본다. 그제야 이 문장이 잘못되었음을 깨닫는다. 맞춤법은 틀린 게 없지만, 문법적인 오류가 발생한 것이다. 비단 이런 현상은 초등학생이나 비전문가에게 발생하는 오류가 아니다. 출판된 책에도 소위 '비문'이라 부르는 문법적 오류를 쉽게 찾을 수 있다.
비문이란, 글자 그대로 문장이 아니란 뜻이다. 심각한 비문은 의사소통을 불가능하게 한다. 다행히 우리 국민 대부분은 실생활에서 의사를 주고받는 데 큰 불편함을 못 느낀다. 즉, 소통을 가능하게 하는 가장 기본적인 문법, 살아있는 문법은 알기 때문에 의사소통에 큰 걸림돌이 없다. 하지만, 문제는 의사소통이 아닌 기록 행위에서 종종 발생한다. 잘못된 문장을 써놓고도 틀렸는지 맞는지 모른다는 사실이다.
- 화학 비료는 토양의 산성화에 기여한다. ……①
- 화학 비료는 토양을 산성으로 만든다. ……②
맞춤법은 틀리지 않았다. 하지만 '기여하다'라는 단어가 잘못 쓰였다. 이 단어는 좋은 뜻으로 사용해야 한다. 따라서 예문 ②처럼 고쳐야 옳다. 다른 예문을 또 살펴보자.
- 부주의하거나 착각으로 인해 문법에 어긋나는 문장을 쓰게 된다.……③
예문 ③은 흔하게 발생하는 오류이다. 즉, '부주의하다'(동사)와 '착각'(명사)은 품사가 달라 대등하게 놓일 수 없다. '부주의하다'(동사)와 '착각하다'(동사) 또는 '부주의'(명사)와 '착각'(명사)처럼 같은 품사가 대등하게 나열되어야 한다.
글을 쓸 때는 일정한 규칙이 있다. 우리는 이것을 '문법'이라 부른다. 문자가 모여 단어가 되고, 단어가 모여 어절이 되며, 어절이 모여 문장이 된다. 이처럼 작은 단위에서 큰 단위로 나아가는 과정이 문장을 쓰는 과정이다. 문장의 오류, 즉 비문이 발생하는 까닭은 이런 과정을 제대로 배우지 못했기 때문이다.
비문은 여러 가지 유형으로 나타난다. 단어 선택 단계의 비문, 문장 구조에 따른 비문, 통사적 단계의 비문 등으로 크게 나눌 수 있다. 다음 시간에는 이것에 대한 여러 가지 예를 보면서 바른 문장 쓰는 법을 익혀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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