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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법원 신뢰 흔드는 같은 사건, 다른 판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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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지법이 대구 모 고교에서 운동부 후배들을 상습 폭행해 퇴학 처분을 받은 두 학생이 학교를 상대로 각각 제기한 퇴학처분 취소 청구 소송에서 정반대의 판결을 내렸다. 한 가해 학생의 재판을 맡은 제1행정부는 학교 측의 손을, 또 다른 가해 학생의 재판을 맡은 제2행정부는 가해자의 손을 들어줬다. 두 학생이 후배를 함께 폭행해 퇴학된 동일 사건에서 재판부에 따라 가해자의 구제 여부가 엇갈렸다.

두 학생은 폭행의 정도도 똑같았고, 소송에서 주장한 바도 똑같았다. 두 학생 모두 깊이 반성하고 있다는 점과 대부분의 피해 학생들과 합의를 했다는 점을 내세웠다. 우수한 운동선수로 학교 발전에 기여해 왔다는 점을 강조한 것도 마찬가지였다. 하지만 한 재판부는 "가해 학생의 비위 행위가 인정되는 이상 학교 측이 형사처분 결과를 기다리지 않고 곧바로 퇴학 처분을 내렸다고 하더라도 절차상의 잘못이 있다고 볼 수 없다"며 퇴학 처분을 인정했고, 다른 재판부는 "퇴학 처분은 징계의 종류 가운데 가장 가혹한 처분으로 학생의 학습권 및 직업 선택의 가능성을 제한할 수 있다. 학교 측이 지나치게 재량권을 벗어나거나 남용한 것"이라며 퇴학 처분은 부당하다고 판단했다.

비록 같은 사안이더라도 상'하급심의 판결이 다르게 나올 수 있다는 사실은 일정 부분 인정할 수 있고 그것이 3심제를 유지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그러나 이는 동일 사안을 두고 해석상의 차이가 존재할 때의 이야기다. 명백한 사실을 두고서 재판부에 따라 판결이 정반대로 나타난다면 법원에 대한 신뢰가 근본부터 흔들린다.

흔히 판사는 법과 양심에 따라 재판한다고 한다. 이번 사건의 경우 관련법은 고정되어 있으니 판사의 양심이 재판을 좌우한 셈이다. 그런데도 판결이 정반대로 난 것은 결국 두 재판부의 양심이 상반되게 작용한 결과로 볼 수밖에 없다. 재판부에 따라 정반대로 작용하는 양심이라면 누가 재판 결과를 신뢰하고 의지하겠는가. 가뜩이나 양심과 담을 쌓은 일부 법조인들의 부도덕성이 국민을 분노케 하고 있다. 이러다간 '솔로몬의 지혜'가 아닌 '알파고' 법조인 시대를 재촉하는 소리가 커질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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