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대 최저 수준의 순이자마진(NIM) 탓에 수익성이 악화한 은행들이 수수료 인상에 나서고 있다.
14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기업은행은 내달 11일부터 송금, 자동화기기 수수료 등을 올린다.
은행 창구에서 다른 은행으로 10만원 초과 100만원 이하 금액을 송금할 때 받는 수수료를 1천원에서 2천원으로 인상한다.
자동화기기 수수료도 올린다.
영업시간 외에 10만원 넘는 돈을 송금하거나 다른 은행 자동화기기에서 돈을 찾을 때 받던 수수료를 700원에서 900원으로 인상한다.
다른 은행 카드를 이용해 기업은행 자동화기기로 다른 은행에 송금할 때 수수료는 500원이었으나 영업시간 700원, 영업외 시간은 900원으로 변경된다.
NH농협은행도 수수료 인상을 검토 중이다.
농협은행 관계자는 "자동화기기나 송금 등의 수수료를 다른 은행 수준으로 인상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며 "인상 시기는 아직 결정되지 않았으나 하반기쯤으로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앞서 KB국민은행은 이달 1일부터 송금, 예금, 자동화기기, 외환 등 주요 수수료를 일제히 인상했다.
신한은행도 지난 4월 외화 송금 수수료 체계를 변경하면서 일부 구간을 인상했다.
이밖에 올해 초부터 KEB하나은행, 씨티은행 등도 수수료 일부를 인상했다.
은행들이 이처럼 너도나도 수수료 인상 카드를 내미는 건 은행의 핵심이익인 이자이익이 하락하고 있기 때문이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국내 은행의 올 1분기 순이자마진은 1.55%다. 이는 작년 동기보다 0.08%포인트, 직전 분기에 비해 0.03%포인트 하락한 것으로 역대 가장 낮은 수치다.
그러나 은행의 수수료 인상에 대한 시각은 곱지 않다. 수익성이 악화한 은행들이 손쉽게 수수료 인상으로 손실을 만회하려 한다는 비판이 나온다.
조남희 금융소비자원 대표는 "조선 해운 등 기업 부실로 손실이 발생하고 기준금리까지 내려 은행들의 수익성이 악화되자 수수료를 올리는 방법으로 소비자에게 부담을 전가하고 있다"라며 "금융당국은 수수료 원가를 분석해 수수료 인상이 적정한지 모니터링을 강화해야 한다"고 비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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