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출신 김재진 시인이 서울에서 개인전을 열고 있다. 시(詩)를 전시하는 걸까? 틀린 말이기도 하고 맞는 말이기도 하다. 적었다기보다는 그린 시를 전시하는 것이니까. 이달 30일까지 서울 인사동 '갤러리 떼'에서 열리는 김재진 시인의 생애 첫 그림 전시다.
김재진 시인은 61세의 나이에 느닷없이 그림에 빠져들었다. 파킨슨병을 앓으며 병상에 누워있는 어머니가 지난 3월 벽에다 '입'을 그려달라고 한 것이 계기였다. 이후 매일 그림을 그려 노모에게 보여줬다. 어디서 전문 미술교육을 받은 것도 아닌데, 파스텔과 색연필로 종이에 온기를 불어넣었다. 최근 몇 달간 130여 점의 그림을 그렸다. 김 시인은 "그리는 행위를 통해 어머니는 물론 나 스스로도 위안했다"고 밝혔다. 김양수 화가는 "김재진 시인의 그림은 새벽이슬로 쓴 동화 같다. 일상에 지친 우리의 마음을 씻어내며 위로한다"고 평가했다.
김재진 시인은 자기 그림에 짧은 글을 더해 최근 에세이집 '입들은 모두 사랑한다고 말해야 한다'(꿈꾸는서재 펴냄)를 펴냈고, 지인들의 독촉(?)에 전시도 개최하게 됐다. 그래서 이 전시는 에세이집 출간기념회도 겸하는 셈이다.
김재진 시인은 1976년 영남일보 신춘문예에 시, 1993년 조선일보 신춘문예에 단편소설이 당선돼 짧은 글 긴 글 모두 탐닉하는 문인의 길을 걷고 있다. 시집 '삶이 자꾸 아프다고 말할 때'와 '누구나 혼자이지 않은 사람은 없다', 에세이집 '사랑할 날이 얼마나 남았을까', 장편소설 '하늘로 가는 강' 등을 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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