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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경부선 지하화, 이번에는 하려면 제대로 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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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시가 해묵은 과제인 경부선 도심 통과 구간 지하화에 대한 타당성 조사에 나섰다. 이달 대구시의회 임시회에서 2억원의 예산을 편성해 다음 달 용역에 들어간다는 것이다. 대구시는 아직까지 타당성 여부를 살피기 위한 용역 단계일 뿐이라고 밝혔지만, 내부적으로는 경부선 지하화 사업을 강하게 밀어붙이겠다는 의지를 가진 것으로 전해졌다.

대구에서 경부선 지하화만큼 뜨겁고 미묘한 현안은 다시 없을 것이다. 그간의 경부선 지하화 논란은 징그러울 정도로 번복'수정이 되풀이되는 우여곡절을 겪었다. 정부가 1990년 KTX 고속철도 도심 통과 구간을 지하화로 결정한 이후 몇 차례나 지상화'지하화로 번복됐고, 정부의 요구에 굴복한 대구시가 2006년 지상화 의견을 제출하면서 최종 확정됐다.

대구시가 이런 굴곡진 역사를 갖고 있는 사업을 재추진하는 것은 대단히 용기 있는 일이다. 어렵고 힘든 목표라는 것을 모를 리 없을 터인데, 자신감과 의지를 갖고 있다니 아주 다행스럽다. 대구시가 도심 철도'KTX 지하화는 전국적인 추세이고 도심 발전의 기폭제가 될 것이라고 의미를 부여한 만큼 그 기대가 클 수밖에 없다.

경부선 지하화 사업은 대구시의 의지도 있지만, 지난 4월 총선에서 새누리당 대구 의원 공약으로 채택되면서 구체화됐다. 조원진 새누리당 최고위원, 정종섭 의원 등은 대구 발전의 큰 그림을 그리기 위해서는 지하화 사업이 반드시 성공해야 한다고 했다. 조 최고위원은 최근 박근혜 대통령이 검토할 것을 지시한 사업이라며 낙관적인 전망까지 내놨다. 이 사업은 지역 의원들이 앞장서서 요구할 것은 요구하고, 목소리를 높여야 실현 가능성이 높아진다.

이 사업에는 숱한 난제가 도사리고 있다. 지상화 조건으로 정부에 6천억원의 예산을 받아 철로변 정비 사업을 벌인 중복 투자 비판은 물론이고, 3조원 안팎의 엄청난 사업비를 투입해야 하는 과잉 투자 비판까지 뛰어넘어야 성공 가능성이 열릴 것이다. 대구시와 지역 정치권이 철저하게 준비하고 정교한 논리를 개발하면 이루지 못할 것도 없다. 경부선 지하화와 대구공항 이전은 대구 발전을 담보할 양 날개가 될 것이 분명하다. 두 사업의 원활한 추진 여부가 대구시와 지역 정치권의 달라진 모습을 보여주는 잣대가 될 것이다. 이왕 시작했다면 제대로 하는 모습을 보여라. 이번에도 시민들에게 헛된 기대를 품게 하면 대구의 미래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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